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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탈락했지만…올림픽 정신 보여준 이대훈에 쏟아진 박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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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이대훈 선수가 8강에서 패배한 후 승리한 상대 선수의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올림픽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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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이대훈 선수가 8강에서 패한후 승리한 상대 선수의 승리를 축하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올림픽공동취재단]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8강에서 패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된 한국 태권도의 간판스타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의 꿈을 접어야했던 이대훈이지만 결과에 승복하고 상대방을 인정하는 모습으로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주며 박수 갈채를 받았다.

19일(한국시간)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68㎏급에서 요르단의 아흐마드 아부가우시를 만난 이대훈은 1회전을 1-2로 뒤지고, 2회전에 들어서도 큰 공격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마지막 3회전에서 적극적인 공격으로 만회하려 했지만 다시 한 번 머리 공격을 허용하며 11-8로 패하고 말았다.

자신의 패배가 결정된 순간, 이대훈은 승리한 아부가우시 선수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승자에 대한 예우를 보였다.

그 모습에 관중석에서는 두 선수를 향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박수 소리는 두 선수가 퇴장할 때까지 끊이지 않았다.

경기장을 빠져 나온 이대훈은 취재진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경기 상황을 대처하면서 즐기는 상대 선수를 보고 저도 많이 배웠다. 제가 즐기는 것보다 조금 더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수 있는 선수였지 않았나 생각했다"며 상대 선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에서 패한 뒤 상대 선수의 손을 들어올린 것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경기에 지면 슬퍼하기 바빴고 지고 나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지고 나면 속으로는 엄청 아쉽고 헤드기어라도 집어 던지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상대방 선수를 존중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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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훈은 또 "솔직히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따도 제 인생이 여기서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다.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평생 가지고 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또 한가지 큰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경기에서 졌다고 기죽어 있거나 그러고 싶지 않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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