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2016] 김연경의 메달 꿈, 네덜란드에 막혔다…단체 구기 전 종목 40년 만에 노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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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네덜란드와의 여자 배구 8강전에서 스파이크를 날리는 김연경(오른쪽).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배구 여제’ 김연경(28·페네르바체)의 꿈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준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네덜란드에 져 탈락했다. 한국은 16일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여자 배구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1-3(19-25, 14-25, 25-23, 20-25)으로 졌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동메달) 이후 40년 만에 메달을 노리던 여자 배구 대표팀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여자 배구 8강전 1-3 패배
김, 막고 때리고 혼자 27득점
두 세트 내준 뒤 포기 않고 추격
3세트 따냈지만 4세트서 무릎

지난 5월 올림픽 세계 예선에서 한국은 네덜란드를 3-0으로 완파했다. 당시 한국은 서브 에이스 11개를 기록하며 네덜란드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만난 네덜란드는 전혀 다른 팀이었다. 한국은 네트를 살짝 넘어와 뚝 떨어지는 네덜란드 선수들의 서브를 받아내지 못했다. 수비력도 네덜란드가 한 수 위였다. 네덜란드는 유효 블로킹을 맞고 떨어지는 공을 걷어 올려 착실하게 공격으로 연결했다. 반면 한국은 범실을 쏟아내면서 자멸했다.

에이스 김연경은 외로운 싸움을 했다. 리시브가 흔들리자 번번이 3명의 블로커를 앞에 두고 스파이크를 때렸다. 혼자서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양팀 통틀어 최다인 27점을 올렸다. 하지만 김희진·박정아·양효진·이재영 등 이 터지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자 김연경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큰 키(1m92㎝)에서 나오는 공격력뿐만 아니라 수비력까지 겸비한 김연경은 여자 배구 선수 중 세계 최고로 꼽힌다. 2011년 세계 최고 터키리그에 진출한 그는 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김연경은 전 세계 남녀 선수를 통틀어 최고 연봉(120만 유로·약 15억원)을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모든 영광을 누렸지만 그는 올림픽 메달을 따지 못했다. 김연경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상(MVP)까지 받았지만 한국은 4위에 머물렀다. 리우 올림픽에서 대표팀 주장을 맡은 김연경은 꼭 메달을 따겠다며 의욕을 보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여자 배구가 무너지면서 한국의 구기종목(팀 종목)은 빈손으로 돌아오게 됐다.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했던 남자 축구는 지난 14일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0-1로 져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강한 근성과 투지로 감동을 줬던 여자 핸드볼과 여자 하키 대표팀도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1승1무3패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84년 LA 올림픽부터 런던 올림픽까지 대회 때마다 4강 이상을 기록했던 여자 핸드볼은 32년 만에 예선 탈락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메달을 노린 여자 하키도 조별리그 최하위(1무4패)에 그쳤다. 몬트리올 동메달(여자 배구) 이후 한국 단체 구기종목은 이후 여덟 차례 대회(선수단 전체가 불참한 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제외)에서 모두 메달을 따냈다.

리우=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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