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건국절은 얼빠진 주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기사 이미지

문재인(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얼빠진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

문 전 대표는 광복절인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진정한 광복’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헌법에는 대한민국이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역대 정부는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이 아닌 정부수립일로 공식 표기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교롭게 문 전 대표가 글을 올린 직후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건국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들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건국 68주년’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전제한 것이다. 결국 문 전 대표가 표현한 ‘얼빠진 주장’의 주체가 박 대통령이 된 셈이다.

문 전 대표와 가까운 김경수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인천 한성임시정부 유적지를 다녀온 뒤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한 역사 인식이 강해졌다”며 “그의 강경한 발언은 광복절을 계기로 헌법 부정과 역사 왜곡을 분명히 지적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국면에서도 이 같은 역사인식을 드러냈다. 그해 11월 시·도당-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대한민국이 1948년 건국됐다면 그 앞의 항일운동, 친일활동이 모두 대한민국 이전의 역사가 된다. 이는 광복 이후 ‘반공의 탈’을 쓰고 득세한 친일 부역배들을 건국의 주역으로 만드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