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그의 올림픽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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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밥 비먼이 점프를 하고 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멀리뛰기에 출전한 미국 대표 밥 비먼이 에스타디오 경기장 출발선에 섰다. 파란색 상의와 흰색 바지를 입고 등번호 254번을 단 비먼이 발을 굴렸다. 땅을 차오른 비먼은 모래밭에 내려앉았다.

심판들은 놀라는 표정으로 그의 기록을 측정했다. 비먼은 이날 8m 90으로 올림픽신기록과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비먼의 점프는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8m 25를 넘어선 선수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비먼의 점프는 ‘완벽한 점프(The Perfect Jump)’로 불리며 20세기를 대표하는 스포츠 기록으로 꼽히고 있다. 피플매거진은 8개의 놀라운 역대 스포츠 세계 기록 중 첫째로 밥 비먼의 멀리뛰기 기록을 소개하기도 했다.

비먼이 세운 올림픽 멀리뛰기 신기록은 48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다만 멀리뛰기 세계신기록은 1991년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미국 출신 마이크 파월이 8m 95로 갈아치웠다. 세계신기록과 올림픽신기록은 엄연히 구분되기 때문에 리우 올림픽에서 새로운 멀리뛰기 신기록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밥 비먼은 리우 올림픽에 앞서 한 맥주 광고에 출연해 “48년을 기다려왔다”며 “1968년 멀리뛰기 신기록을 넘어서는 선수에게 맥주를 사겠다”고 제안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에 따르면 남자 육상 24개 종목 중 20년 이상 신기록이 작성되지 않는 종목은 8종목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이른다. 남자 포환던지기(22m 47, 울프 티머만)와 해머던지기는(84m 80, 세르게이 리트비노프)는 1988 서울올림픽 당시 세워진 올림픽신기록이 유지되고 있다. 남자 높이뛰기는 1996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세운 2m 39(찰스 오스틴)를 넘지 못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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