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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브로커 이동찬에 1억여원 뇌물 받은 현직 경찰관 구속기소

중앙일보

입력

 
법조 브로커 이동찬(44ㆍ구속기소)씨로부터 1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경찰 간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12일 지난해 4월부터 13회에 걸쳐 총 1억1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하는 등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로 서울 방배경찰서 소속 구모(49) 경정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지난해 서울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장 등으로 근무했던 구씨는 이씨 관련 수사를 직접 무마하거나 부하 경찰관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이씨가 부탁한 사건을 처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ㆍ구속 기소) 변호사와 함께 일했던 이씨는 정운호(51ㆍ구속기소)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와 수임료 분쟁을 주도해 주목됐던 인물이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4월~8월 구씨는 송창수(44ㆍ수감중) 이숨투자자문 전 대표 관련 사건을 잘 봐달라는 이씨의 부탁을 받고 3회에 걸쳐 6000만원을 받았다. 이숨투자자문의 전신 격인 (주)리치파트너스 투자사기 사건 수사에서 유사수신 혐의는 빼달라는 부탁이었다고 한다.

구씨는 실제로 그 부분을 빼고 미인가 금융업 운영에 따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이 재수사를 통해 유사수신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고 이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받았다.

구씨는 이씨에게서 지난해 10월~지난 4월 송씨와 최 변호사가 관련된 형사사건 4건에 관한 청탁을 받고 10회에 걸쳐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자신의 운전기사 A씨가 이숨투자자문 사기 사건 피해자들이 송 전 대표의 은닉 재산을 찾는 것을 돕자 이씨가 나서 A씨를 절도 혐의로 고소하고 구속시켜달라고 부탁했다.

부탁을 받은 구씨는 강남경찰서 강력4팀장 김모(구속 기소) 경위를 이씨에게 소개해줬다. 김씨는 이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A씨에 대해 지난 3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이를 기각했다.

이외에도 최 변호사가 정 전 대표를 폭행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소한 사건도 구씨가 청탁받은 사건 중 하나다. 이 사건은 ‘정운호 게이트’의 시발점이 됐다.

검찰은 이씨 등으로부터 사건 청탁을 받고 뇌물을 받은 경찰관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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