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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의 행복한 표정 담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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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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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황인모씨가 ‘만인소×만인소’에 실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대구사진비엔날레 조직위]

지난 6일 오후 대구시 중구 2·28기념 중앙공원. 푹푹 찌는 날씨 속에 벙거지를 쓴 남자가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2000명 웃는 모습 찍는 황인모 작가
700명 추려 내달 사진비엔날레 출품

카메라를 든 이는 사진작가 황인모(41)씨다. 그가 폭염 속에 시민의 얼굴을 담는 작업에 나섰다. 사람이 몰리는 도심에서 행인의 얼굴을 찍는 게 임무다. 그것도 웃는 표정이다. 프로젝트 이름은 ‘만인所(소)×만인笑(소)’.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 찍은 많은 사람의 웃는 모습이란 의미다.

이는 다음달 29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리는 ‘2016 대구사진비엔날레’에 출품될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시민들이 행복해 하는 순간을 찍어 대형 걸개그림에 인쇄한 뒤 전시할 예정이다. 시민의 웃는 얼굴 하나하나가 모여 커다란 사진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사진비엔날레 기간 중구 덕산동의 동아쇼핑 건물 앞면에 가로 45m, 세로 15m 크기의 걸개그림 형태로 내걸린다.

황씨는 2년 전에 이어 다시 이 프로그램을 맡았다. 그는 “더위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사진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고 사진비엔날레 행사 자체를 알리는 의미도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13일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과 14일 동아쇼핑 앞 등에서 모두 7차례 촬영을 한다. 2000여 명을 찍은 뒤 700명을 추려 걸개그림에 넣을 예정이다.

황씨는 “렌즈 너머로 보이는 웃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시민들의 행복한 표정을 담을 수 있어 더 행복하다”고 했다.

경일대 사진영상학과를 나온 황씨는 사람의 삶을 앵글에 담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다. 격동기를 살아온 노인들의 삶을 기록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15년간 전국을 돌며 찍은 작품으로 13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2008년에 젊은 사진가상, 2009년엔 강원다큐멘터리 사진상을 받았다. 작품활동을 하며 영남대 미술학부 트랜스아트전공 겸임교수로 강단에도 서고 있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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