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속 북, 중국에 철광석 수출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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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4차 핵실험(1월 6일)과 장거리 로켓(미사일·2월 7일) 발사로 인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북한이 최근 하루 수천t에 달하는 철광석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 NK가 11일 보도했다.

데일리 NK는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하루 수천t의 철광석을 무산의 칠성세관과 두만강 수중교를 이용해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 무산군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 쪽 지역에서 무산광산 철광석을 한가득 실은 30~40t급 차량들이 지속적으로 목격된다"며 "이 차량들은 중국 화룡 인근 조차장까지 철광석을 운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룡 쪽에서는 두만강연선 철로를 잘 사용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고속 화물열차도 투입됐다"며 "북한산 철광석을 중국 측 제철소 등으로 빠르게 운반하기 위한 것으로, 대북 무역 교류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무산광산에서 화물차량들이 두만강 수중교를 넘어와 중국 제철소까지 (철광석을) 직송하기도 한다"며 "급작스런 북한과의 활발한 물자교류로 중국 현지 주민들도 당황한 표정"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채택하면서 민생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북한의 석탄과 철, 철광석의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북중 경제 교류가 복원하는 움직임은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지역에서도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중국을 다녀온 북한 전문가는 "대북제재가 발효된 이후 하루 100여대 미만이었던 양측의 차량 운행이 최근 대폭 늘어난걸 현지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데일리 NK도 단둥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일 압록강철교가 재개통된 이후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각종 상품과 설비자재를 한가득 싣고 신의주로 향하는 20t 이상급 대형 화물차량들이 하루에도 1000여대로, 이전보다 10배 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달초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배치키로 결정한 이후 변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중국 정부는 대북제재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어 사드 때문에 대북 제재를 풀고 있다는 관측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중 국경지역에선 중국 중앙정부가 대북제재 참여를 강조하면서도 지방정부에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자율권을 줬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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