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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백신으로 천식치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효과있는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이 고생하던 기관지천식의 새로운 요법이 일본에서 개발됐다.
일본 국립예방위생연구소「무로바시」박사가 개발한 이 치료법은 결핵예방용 피부 주사제인 BCG백신을 물로 희석시키거나 캡술로 만들어 환자에게 2∼3회 복용시키는 방법.
「무로바시」 박사는 BCG백신이 백혈병등 암의 치료제로 쓰인 사례에 착안, 이 치료법을 개발했으며 그간 7명을 부작용 없이 치료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어릴 때부터 감기에 잘 걸리고 최근 1년간 기침발작으로 호흡곤란까지 일으킨 남자어린이에게 BCG백신 80mg을 1백cc의 물에 섞어 복용시킨 결과 다음날부터 기침이 일단 멎었고 1주일 후 다시 같은 양을 투여했더니 호흡곤란증세도 완전히 없어져 현재는 완쾌된 상대에서 등교할 수 있게됐다는 것이다.
한편 선천성 천식으로 고생하던 회사원 B씨 (48)의 경우도 평소 업무를 볼 수 없을 만큼 천식이 심했으나 BCG백신을 갭술로 만들어 1주 간격으로 3회에 걸쳐 2개씩 (개당 BCG함량 40mg)복용시킨 결과 기침과 호흡장애가 깨끗이 없어져 일상업무를 보게됐고 나머지 5명도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는 것.
기관지천식은 먼지·꽃가루·곰팡이 등의 이물질이 호흡기를 타고 기관지에 들어와 알레르기를 일으켜 생기거나 (75%)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데 (25%) 연속적인 심한 기침과 함께 가래가 끓고 심하면 호흡장애까지 일으키는 난치성 문명병.
우리나라에만 약 80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이 질병은 대기오염 등으로 환자가 계속 늘고있는 추세에 있고 환절기와 꽃피는 계절에 급격히 늘어난다.
「무로바시」 박사는『BCG백신이 장에서 흡수되면 체내에 침입한 이물질을 제거시키고 병균과 싸우는 T임파구와 대식세포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다른 부작용 없이 천식이 치료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의 한 BCG제조회사는 BCG캡슐 (8mg함량) 을 시험생산하고 있고 일반 개업의들도 이 방법으로 치료효과를 거둔 사례를 보고하고있다.
그런데 이 치료법에 대해 국립의료원 손근찬박사 (소아과장·알레르기학) 는 아직 임상례가 많지 않고 학술적인 뒷받침이 완벽하지 않아 국내에서 보급·활용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하고 『특히 BCG자체가 살아있는 약한 결핵균이기 때문에 중증의 감염성 기관지천식 환자에게는 증세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사용에 주의를 환기시켰다. <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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