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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저시대…기업·가계의 이재안내|금리 내려도 금융상품 추자가 실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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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른바 3저시대 이재술은 어떤 것일까. 벌써 외국에서는 3저시대 「재의 테크」에 관한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우리도 보통때와는 달리 기업·가계할것 없이 현실에 맞는 이재테크가 필요할것 같다.
3저시대에 투자방향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데, 특히 물가의 내림세와 그로 인한 금리하락이 큰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요즘 시중자금의 흐름을 보면 금융자산의 선호가 두드러진다.
채권이 동이 나고 주식시장이 불붙는 것이라든지, 은행·단자·증권등의 고수익 상품은 한도가 거의 차버려 더 이상 받지 못할 지경이라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예컨대 환매채나 CD (양도성정기예금) 등은 금리를 몇차례 소폭 내렸어도 전혀 빠져나갈 기미가 없고 은행의 자유저축예금이나 가계금전신탁 같은 고수익상품도 계속 증가추세다.
단자의 CMA (어음관리구좌)는 이미 한도가 거의 다 차서1천만원 이상짜리는 받지 못하고있고 회사채나 국공채등은 수익률이 계속 내려도 매물이 없어 못살 지경이다.
주식 쪽은 훨씬 더해 올 들어서는 거의 연일 주가지수나 거래량이 사상 최고를 돌파하는 폭발적인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금융상품의 선호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돈이란 것은 결국 수익성이 높은 폭으로 흘러가게 마련인데 현재로서는 금융상품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리가 내린다해도 물가가 계속 하락할 전망이어서 이른바 실질금리는 상당한 수준에서 보장될 것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과거 투기의 대종을 이뤘던 부동산 폭은 정부가 오히려 규제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어 마땅한 투자대상은 현재로서는 금융상품이라 볼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 몇몇 투자대상의 수익률을 보자.
먼저 부동산 쪽은 본전 찾기가 빠듯했다.
국세청이 투기 소지가 있다고 봐 특정지역으로 고시한 지역의 땅값은 작년 한햇동안 3·4% 올랐다. 물론 개발 바람에 힘입어 수십%씩 오른 곳도 몇군데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소비자물가 (3·2%)상승률 정도 오른데 그쳐 이를 상쇄하면 겨우 본전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전국을 고르게 커버하는 건설부의 85년 지가변동률 동향에 따르면 85년중(84·10∼85·10)전국 땅값은 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정기예금 (10%) 에도 못미치는 수익률이다.
주택 쪽은 더 안올라 국세청의 특정지역 아파트값은 작년에 전혀 안올랐고, 주택은행의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84년말∼85년10월중 0·5% 오른데 그쳤다.
그나마 단독· 연립주택이 좀 나았고 아파트는 0·6% 떨어진 것으로 돼 있다.
결국 투자 목적으로 집을 샀다면 본전도 못 건졌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금융저축은 안전하게 연12∼13%짜리 은행예금에 들었다쳐도 물가를 빼고 9∼10%의 실질수익을 올린 셈이고, 목돈마련 저축이라든지 근로자 증권저축·투신수익증권등에 투자했다면 더 높은 수익을 올릴수 있었다.
주식의 경우는 작년말의 호황으로 수익성이 더욱 좋았다. 예컨대 작년초에 사서 올 연초에 팔았다면 그동안 주가가 평균적으로 15·7%올랐고 여기에 배당을 평균 10% (주식의 가중평균가가 8백원쯤 되므로 수익률로 따지면 약6·2%) 받았다 할때 연20%이상의 높은 수익을 올린 셈이다.
물론 종목에 따라서는 현대자동차처럼 3배이상 오른 것도 있고 오히려 크게 떨어진 것도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가장 나은 수익을 올렸다고 볼수 있다.
올해도 이같은 패턴은 바뀌지 않을 전망이고, 특히 올해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주식투자다.
올들어서만도 14일까지 주가는 평균 13·2% 올랐다. 이를 연수익률 개념으로 따지면 60%를 훨씬 웃돈다.
증시의 활항세는 자본시장개방에 따라 해외자본이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에다 최근 3저로 인한 경기회복과 특히 수출 폭의 호전 전망, 이로 인한 기업의 투자증대 및 수익성 향상등으로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주가의 오름세가 지나치게 가팔라 단기적으로는 큰폭의 오르내림이 예상돼 단타위주의 투자방법은 손해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주식은 은행예금과는 달리 종목 선택 여하에 따라 높은 이익을 남기느냐, 손해를 보느냐가 갈리기 때문에 이 점을 특히 주의해야한다.
최근의 주가오름세를 보면 유가하락이후 항공·운수→섬유→석유화학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여 왔다.
앞으로도 엔고로 인한 수출경쟁력 강화, 유가하락으로 인한 코스트 절감효과, CB (해외전환사채)나 DR (주식예탁증서) 발행에 따른 해외부문의 영향등을 고려할때 올해 주식시장은 전자·자동차·기계 및 석유화학·섬유·무역쪽의 대형주에 상당한 기대가 모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단기투자를 하기보다 기업 내용이 좋은 주식을 장기간 갖겠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옳다는게 전문가들이 초심자에게 권하는 사항이다. 그러나 주식은 항상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적은 돈을 안전하게 굴리는 것은 은행저축만한 것이 없다. 물론 다소 목돈 같으면 단자나 투신쪽의 상품도 좋고, 월급이 60만원 미만의 근로자 같으면 재형저축이나 근로자 증권저축처럼 금리나 세제면에서 우대 받는 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옳다.
금리가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물가도 따라 내리면 결국 실질금리는 유지될 수 있다.
내집 마련이 아닌 바에는 땅이나 아파트를 사는 것은 그다지 전망이 밝지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요즘 시중자금이 넉넉해지자 과거 경험에 비추어 돈이 갈곳은 부동산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많은데 절대로 그런 일이 또 일어나서는 안될뿐더러 정부도 계속 투기 억제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유휴지의 합산과세나 토지전산화등이 이뤄져 예전처럼 대규모적인 부동산 투기는 일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여유자금이 많아 일부를 노후생활등에 대비해 작은 땅이나마 장기적으로 잡아놓는 것은 별문제일 것이다. <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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