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병원 자폭테러…최소 70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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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 주 퀘타의 한 정부 운영 병원에서 8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70명이 숨지고 110명 이상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압둘 레만 미안켈 시빌 병원 고위 관리자는 최소 70명이 사망하고 112명이 다쳤다고 밝혔으나, 사상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레흐맛 살레 발로크 주 보건부 장관은 “부상자들이 많이 있으며, 사상자 수는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역매체 돈(DAWN)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발루치스탄 주 변호사협회 회장 빌랄 안와르 카시가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많은 변호사가 그가 있던 시빌 병원에 조문차 온 가운데 이 병원 응급실 입구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폭탄 조끼를 입은 괴한 1명이 자폭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발루치스탄 주 변호사협회장인 빌랄 안와르 카시의 시신이 들어오는 순간 입구에서 폭발이 났다고 전했다. 변호사 카시는 출근 도중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채 시빌 병원으로 왔다.

당시 조문 혹은 취재차 병원 응급실에 와 있었던 변호사와 기자들이 이날 자폭 테러에 상당수 희생됐다. 무함마드 카카르 전 발루치스탄 주 변호사협회 회장, 아자지 TV 소속의 셰자드 아흐메드 기자 등이 폭발로 사망하고 돈 뉴스의 카메라 기자 등이 크게 다쳤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번 테러는 지난 3월 북동부 펀자브 주 라호르의 어린이공원에서 파키스탄탈레반(TTP)의 강경 분파인 자마툴아흐랄의 자폭테러로 주민 75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친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것이다.

아직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당국은 우선 카시 회장 피격 사건과 병원 자폭 테러가 관련 있는지부터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번 테러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관련부서에 치안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한국인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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