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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사격, 양궁 국가대표팀 뒤엔 한국인 감독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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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건(왼쪽) 베트남 사격 대표팀 감독과 장재관(오른쪽) 사우디아라비아 사격 대표팀 감독. [중앙포토]

2016 리우 올림픽 사격·양궁에서 한국인 감독이 이끄는 각 국 대표팀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충건 감독(50)이 이끄는 베트남 올림픽 사격 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자국에 금메달을 안겼고, 이기식(59) 감독이 이끄는 미국 남자양궁 대표팀은 우리 선수를 끝까지 괴롭히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42)은 7일(이하 한국시간) 올림픽 사격 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02.5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우리나라의 진종오(37ㆍKT)가 5위에 그친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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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결실 뒤에는 한국인인 박충건 감독이 있었다. 박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 후보팀 전담 감독, 경북체육회 감독 등을 지냈다.

지난해엔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베트남에는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에서 사용하는 전자표적이 없다. 이 때문에 박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은 올림픽 직전까지도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훈련을 했다.

외국 사격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한국인 사령탑은 박 감독뿐이 아니다. 한국사격이 2012년 런던올림픽 사격 종목 종합 1위(금3ㆍ은2)에 오르면서 해외 진출이 활발해진 것이다.

장재관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이 대표적이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한국 대표팀을 지도했고, 실업팀 KB국민은행 감독 등을 맡았던 장 감독은 지난해 사우디 감독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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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4강전에서 미국 대표팀을 이끈 이기식 감독이 승리하자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하고 있다.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세계 양궁은 한국인 감독 바람이 더 거세다. 7일 열린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세계 최강 한국과 맞붙어 은메달을 딴 미국 양궁 대표팀은 이기식 감독이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1988년부터 1996년까지 한국 양궁 대표팀을 지휘하며 전성기를 이끌었다. 한국 양궁의 전설인 김수녕도 이 감독의 제자다. 이 감독은 1997년부터 호주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으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호주팀을 이끌고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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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한국시간) 이기식 미국 감독(오른쪽)이 박채순 한국 감독을 포옹하며 리우 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회에서 그는 남자 개인전 금메달이란 쾌거를 올렸다. 이후 2006년부터 미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미국 국가대표팀을 세계 랭킹 2위 자리에 올려놨다.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 4강전에서 한국을 꺾고 은메달을 따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감독은 4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에서 진행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모국과 상대해야 하는 한인으로서의 속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이 지금 같은 상황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권을 받았으니 난 미국 국적자다. 하지만 미국팀에 몸담은 것을 한국에서는 탐탁치 않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우 올림픽 양궁 종목에 출전한 8개 국가의 감독이 한국인이다.

구자청 감독(대만), 조형목-김미정 감독(스페인), 이재형 감독(말레이시아), 김청태 감독(일본), 김상현-이웅 감독(멕시코), 박명권 감독(이란), 박영숙 감독(말라위) 등 10여 명이다.

황정일·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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