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2016] 1초에 1만장 찍어 기록 잡는다 ‘타임키퍼’ 오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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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에 걸린 금메달 수는 총 306개다. 이 중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종목은 육상(47개)과 수영(46개)이다. 전체 금메달 중 약 3분의1이 기록으로 순위를 정하는 두 종목에서 나온다. 1000분의 1초 차이로 메달의 주인이 바뀌고, 세계 기록을 경신할 지 여부가 결정된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에선 정밀한 시간 계측이 그만큼 중요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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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 올림픽서 사용된 오메가의 스타팅 블록. 리우 올림픽 서도 기록 측정을 맡는다. [사진 오메가]

리우 올림픽에서 경기 기록을 측정하는 공식 ‘타임키퍼’는 세계적인 시계 회사 오메가다. 오메가는 1932년 LA 올림픽부터 여름과 겨울 올림픽을 통틀어 27차례 타임키퍼로 선정됐다. 대회를 치를 때마다 신기술을 선보여 올림픽의 수준을 높였다. 32년 LA 올림픽에서 오메가는 10분의 1초 단위를 측정하는 스톱워치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48년 런던 올림픽에선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을 촬영해 순위를 가리는 ‘포토피니시’ 카메라를 내놨다. 수영에서 선수가 패드를 건드리면 기록이 자동 측정되는 터치패드, 백만분의 일초까지 측정하는 초정밀 시계도 오메가의 작품이다.

정확한 측정 위해 장비 480t 동원
골프 경기 레이더 시스템 도입도

오메가는 이번 리우 올림픽에 480t의 장비와 450명의 타임키퍼를 현장에 보냈다. 새로 선보이는 기술도 많다. 1초에 1만 장의 사진을 찍는 ‘오메가 스캔 오비전 미리아’를 통해 정확한 기록 측정에 나선다. 선수가 반응한 힘의 정도를 초당 4000회까지 측정해 부정출발 여부도 엄격히 가려낼 예정이다.

오메가의 기술은 한국이 금메달을 노리는 골프와 양궁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오메가는 골프 리더보드에 레이더 측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샷을 하는 순간 선수의 이름과 공의 속도·높이·예상 거리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양궁 과녁에도 새로운 측정 시스템이 도입된다.

오메가 관계자는 “리우 대회부터는 눈으로 점수를 판정하지 않고 스캐닝 기술을 도입한다” 며 “2개의 스캐너가 과녁을 X·Y축으로 나눈 뒤 중심점과 화살이 꽂힌 지점과의 가로·세로 거리를 0.2㎜ 단위까지 측정해 점수를 매긴다”고 밝혔다. 점수 발표까지의 시간도 1초 이내로 단축된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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