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는 '마른장마'…"평년 수준"이라던 기상청 예보 완전 빗나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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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마는 ‘마른장마’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기간 동안 전국 평균 332.1㎜의 장맛비가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이는 평년(356.1㎜)보다 24㎜ 적은 것이다. 기상청은 당초 올해 장맛비가 평년 수준으로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의 장마 예보가 틀린 것이다.

올해 장마기간은 제주 및 남부지방이 29일로 평년보다 짧았다. 중부지방은 37일로 평년보다 길었다. 6월 18일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마가 시작됐고 7월 30일 중부지방의 장맛비를 마지막으로 장마가 끝났다.

장맛비는 7월 초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7월 1~6일 전국 평균 강수량은 222.6㎜로 올해 장마기간 동안 내린 강수량(332.1㎜)의 67%가 이 기간에 집중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6월 후반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서로 발달했고 북쪽으로 차가운 공기를 가진 상층 기압골이 자주 지나가면서 장마전선이 북상하는 것을 저지해 강수량이 적었다”고 말했다. 7월 후반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으로 장마전선이 주로 북한 지방에 위치하고 있어 남쪽 강수량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제주와 남부지방에 장맛비가 내린 후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일찍 확장됐고 이후 정체되면서 제주와 남부지방의 장마기간은 평년보다 짧았다. 마른장마는 최근 들어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최근 5년간 장마 강수량은 이전 30년 평균(356.1㎜)보다 0.3% 줄어든 355㎜로 조사됐다.

마른장마에 모기 개체수도 줄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유문등 채집모기 총개체수는 평균 2330마리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681마리)보다 13% 이상 감소한 것이다. 7월 초반에 장맛비가 집중되면서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가 감소한 게 개체수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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