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원숭이가 투자해도 트럼프보다 낫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투자 감각을 원숭이와 비교하며 공개적으로 깎아내렸다.

버핏은 또 트럼프에 납세 내역을 함께 공개하자고도 제안했다.

1일(현지시간) 고향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 유세에 참가한 버핏은 1995년 트럼프가 상장한 '트럼프 호텔 앤 카지노 리조트'를 언급했다.

트럼프는 카지노 수익을 얻었지만 이 리조트 회사는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로 이름을 바꾼 뒤 3번이나 파산보호 신청을 한 끝에 2009년 파산했다가 회생했다.

버핏은 트럼프가 2006년 채권단에게 쫓겨나다시피 경영에서 물러난 것을 언급하면서 “트럼프가 회사를 상장했을 때 원숭이가 투자 과녁에 화살을 던졌다면 평균 150%의 수익을 냈을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의 말을 들었던 투자자들은 10%의 수익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버핏은 트럼프가 납세 내역 공개를 거부한 것도 비판했다. 미국 대선 후보들은 최근 납세 내역의 일부를 공개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현재 트럼프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버핏은 “내 납세 내역을 공개할 테니 트럼프도 같이 해서 사람들에게 우리에게 어느 항목에 관해서든 물어보도록 하자”고 제안하며 “트럼프는 국세청(IRS)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무서운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버핏은 최근 트럼프가 이라크전에서 사망한 참전용사의 무슬림 부모를 비하한 발언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