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원조 야후, 추억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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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닷컴 원조 야후가 홀로서기를 포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이동통신회사인 버라이즌이 48억 달러(약 5조5000억원)에 야후 핵심 자산을 사들이기로 했다”고 25일 보도했다.

버라이즌 인수, 투자회사 돼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야후 전성기인 2000년 1월 시가총액은 1250억 달러(약 143조원) 정도였다. 야후가 전성기 시가총액의 26분의 1 가격에 핵심 자산을 넘겨주게 된 셈이다.

버라이즌이 사들일 자산은 야후의 인터넷 검색과 e메일 서비스, 광고 비즈니스 부문이다. 대신 야후에 남는 자산은 특허권과 주식이다. 야후는 중국 전자상거래 회사인 알리바바와 야후재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 지분가치는 400억 달러에 달한다. 야후가 더 이상 정보기술(IT) 기업이 아닌 셈이다. 대신 투자회사 모양새만 남는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야후가 마침내 독자 생존을 포기했다”고 평했다. 1994년 설립 이후 22년 만이다.

버라이즌은 지난해 3월 인터넷 콘텐트 회사인 AOL을 사들였다. 버라이즌 이동통신망에 콘텐트를 채워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야심이었다. 이제 야후의 검색과 광고 비즈니스를 곁들인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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