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금값 반등 바람 타고…DLS 발행액 상반기 사상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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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액이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5년 첫 발행된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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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DLS 발행액(파생결합사채·DLB포함)은 14조2619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10조4088억원)보다 37% 증가했다. DLS는 주가지수나 개별주식과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과 비슷하지만 연계되는 자산 종류가 다르다. 이자율, 통화, 원자재, 기업 신용 등이 기초자산이 된다. 가령 원유 DLS의 경우 만기 도래시 국제유가가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고 미리 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14조 돌파…작년 하반기 비해 37%↑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올 들어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금값이 반등하는 등 대외적 여건이 개선되면서 관련 DLS 발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 2월 11일 배럴당 26.21달러에서 6월 말 48.33달러로 올랐다. 국제 금값도 지난해 말 1온스당 1060달러에서 6월 말 1318달러로 상승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저금리와 달러화 약세 지속,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불안 심리가 반영되면서 가격이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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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원유와 금값을 기초자산을 한 DLS는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만기 상환된 DLS 중 WTI와 브렌트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의 수익률은 각각 2.12%, 2.57%다. 런던시장의 금과 은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의 수익률도 각각 2.6%다.

당분간 DLS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의 여파로 주가는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당분간 금리나 기업의 부도위험에 연계한 DLS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DLS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원유지수(WTI, 브렌트유)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최고 8.10% 수익을 추구하는 DLS 상품을 내놨다. 1년 만기로 3개월 마다 총 4차례의 상환 기회가 주어진다. 조기 또는 만기 상환 가격이 최초 기준가격의 80%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8.1%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현대증권도 브렌트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 DLS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1년 만기에 3개월 단위로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상환 때 최초 기준가격의 55%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최고 4%의 수익을 제공한다.

DLS는 손실 가능성도 있다. 이중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컨대 원자재 가격이 만기시 조건을 만족했을 때 중(中) 수익을 지급하지만 기초지수가 폭락했을 때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초자산은 대·내외적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장기보다 1년 이내의 단기투자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DLS의 발행·상환 정보를 알고 싶다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운영하는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www.seibro.or.kr)’를 방문하면 된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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