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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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올해의 중앙시조대상 수상자는 대체로 수월하게 결정된 셈이었다.
이 상은 여느 시조상들과는 달리 그해의 가장 우수한 작품에 주는 「작품상」이다. 따라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가운데에서도 흐르는 물에 따라 흐르듯 순리를 좇은 것이 결정을 수월하게 한 요인이었다.
대상 후보에는 세분이 올랐는데 연조로 보나 역량으로 보나 시조계의 최중량급 작가들이었다. 게다가 올해의 노작들이 또한 주옥과 같아서 하나같이 대상 수상자로서 일점의 손색도 없었다.
그 중에서도 수상자로 결정된 이태극씨는 공인하는 바와같이 외길 70평생을 시조만을 위해 살다시피한 사계의 터줏대감이다. 이 상의 성격이 비록 「작품상」이라고는하나 공로와 연조를 무시할수 없는것도 순리라 할것이다.
이번 수상작이 이른바 「동천지감귀신」할 수작은 아닐지라도 대방가의 중후한 관록을 보여주었다는데 심사위원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그리고 나머지 후보들은 건실한 시정신과 탁월한 기량이 중인에 솟은데다가 연부역강하므로 조만간 영예를 안게될것이라는 판단도 「수월한 결정」에 일조가 되었다.
신인상 수상자로 결정된 조동화씨도 네분의 후보중에서 자연스럽게 선정되었다. 그는 작년에도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후보였고 올해에도 좋은 작품을 많이 보여주었으므로 그가 수상자로 결정된것도 또한 순리라 할만하다.
다만 그의 작품중 어느것을 수상작으로 하느냐에 대해서는 약간의 이견도 없지않았다. 신인상은 그 성질상 후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기때문이었다.
이번 수상작이 제재나 기법에 신선미가 아쉽기는 했지만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정돈된 안정감을 주었다고 보고 그리 결정한 것이다.
신인상은 옹졸한 완성이 아니라 다소 흠이 있더라도 신선 발랄한 거목의 싹에다 주었으면 하는것이 우리의 소망임을 밝혀둔다. <장순하 정완영 최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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