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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교실 파고든 「빠찐꼬」|「라스베이가스게임」등 돈대기 성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성인오락실의「빠찐꼬」를 그대로 본떠 만든 어린이놀이기구가 등장 국교 고학년과 중학생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교실에서까지 용돈내기 노름판이 번져가고있다.
어린이들은 쉬는시간이나 방과후를 이용해 급우끼리 용돈을 걸고 「아톰게임」, 「라스베이가스게임」, 「수박놀이게임」 등 성인 빠찐꼬와 똑같이 만들어진 플래스틱놀이기구게임끝에 4천∼5천원의 한달용돈을 몽땅 잃는가하면 노름에 정신이 팔려 학습에 지장을 받는 등 부작용을 빚고 있다. 학교측은 어린이들에 사행심을 조장하는 「교실노름」에 놀라 놀이기구소지를 금지하고 보이는대로 수거하는 소동을 빚고있다.
◇놀이가구=어린이들 사이에 빠찐꼬놀이기구가 퍼지기 시작한것은 지난11월부터. 현재 나와있는 오락기구는 「아톰게임」「라스베이가스게인」「수박놀이게임」 등 3종류. 플래스틱으로 만들어져 값은 라스베이가스게임이 8백원, 아톰게임 7백원, 수박놀이게임이 5백원. 시중 문방구에서 물건이 없어 팔지못할 정도.
B중학교앞 S문구주인 김영순씨(32·여)는 『다른 오락기구는 하루에 1개 팔기도 힘들지만 빠찐꼬오락기구는 하루에 5∼6개씩 팔린다』며 『윷놀이 등 순수한 오락목적보다는 도박을 하기위해 사가는것 같다』고 했다.
◇교실노름=코인을 넣고 레바를 당기면 수박·포도·럭키세븐·우주소년 아톰 등 각종 무늬가 3개씩 나란히 배열된 그림이 나오는데 그림종류에 따라 점수를 정해 높은 점수를 얻는 사람이 이긴다.
아톰게임의 경우 아톰3개가 나란히 배열된 그림을 5점, 포도3개를 3점, 나머지그림을 1점으로 정해 윷놀이를 하도록 돼있다. 학생들은 이를 이용, 한번에 1백원에서 최고4천∼5천원까지 걸고 도박을 하고있다.
서울N국교5년 김모군(12)은 『급우62명중 30명정도가 이 오락기구를 갖고있다』며 『친구들 중에는 이 게임으로 몇천원씩 잃어 용돈을 전부털린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또 B중학교1년 박종우군(13)은 『11월중순 급우5명이 아톰게임을 갖고와 교실에서 노름을하다 담임선생님에게 모두 빼앗기고 벌을 받았다』고 했다.
◇단속=학생들사이에 오락기구가 열병처럼 번져나가자 각학교에서는 교내방송을통해 이를 금지시키는한편 발견하는대로 회수하고있다.
서울신림동 N국교의 경우 교장이 교내방송을 통해 학생들에게 오락기구를 학교에 가져오지 못하도록 하는한편 적발된 학생에게는 체벌까지 가하는 등 단속을 펴고있다.
서울반포국민학교 김영완교감(49)은 『학교공작 시간에까지 라스베이가스 게임기구를 가져온 학생도 있었다』며 『청소년의 사행심을 조장하는 놀이기구는 원천적으로 제조해서 판매하는 행위를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서울묵2동 신묵국민학교6학년 담임 유용언교사는 『어린이의 사행심리를 조장하면서 돈을 벌려는 업자들의 상혼에 문제가있다』 며 빠찐꼬놀이기구에 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했다. <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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