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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의 흑인 사살 동영상 보니 '충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피살 사건이 연 이틀 발생해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두 사건 모두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이 흑인에게 총격을 가했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건 장면이 촬영됐다.

6일 오후 9시쯤(현지시간) 미네소타주 소도시 팰컨하이츠에서 흑인 남성 필랜도 카스티야(32)가 경찰의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장면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퍼졌다.

학교 식당 관리자인 카스티야는 여자 친구 다이아먼드 레이놀즈와 그녀의 어린 딸을 태우고 차를 운전하던 중 경찰의 검문을 받은 뒤 총에 맞았다. 카스티야는 총격을 받기 전 경찰에게 “권총 면허증이 있고 총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놀즈는 영상에서 경찰을 향해 “당신이 내 남자 친구에게 4발을 쐈다. 지갑에서 면허증을 꺼내려 한 것이다”라고 외쳤다. 여성 옆 운전석에는 가슴 부위가 피로 물든 채 고개를 떨군 카스티야의 모습이 보였다. 경찰은 영상 속에서 “분명히 손을 들라고 했다. 지갑에 손을 대지 말라고 했다”고 외쳤다. 카스티야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앞서 지난 5일 새벽 미국 루이지애나 주도 배턴 루지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다. 편의점 바깥에서 CD를 팔던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37)은 ‘행인을 총으로 위협해 CD를 강매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2명에게 제압당하던 중 총격을 받고 숨졌다. 행인이 찍은 휴대전화 동영상에서 경찰은 스털링에게 “땅바닥에 엎드리라”고 두 차례 경고한 뒤 달려들어 땅바닥에 넘어뜨렸다.

2명의 경찰이 스털링을 제압하던 중 누군가 “총을 갖고 있다”고 소리쳤고, 경찰이 총을 쐈다. 가슴과 허리에 수발의 총탄을 맞은 스털링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편의점 주인 압둘라 무플라히는 “경찰이 도착했을 때 스털링이 총을 꺼낸 것은 보지 못했고 스털링이 총에 맞은 뒤 경찰이 그의 주머니에서 뭔가 꺼내는 것은 봤다”고 말했다.

흑인 사회는 백인 경찰의 과잉 대응에 분노하고 있다. 스털링이 숨진 배턴 루지 편의점 앞에선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모여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인종 차별 경찰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팰컨하이츠 사건 현장에도 200여명의 흑인들이 모여 과잉 대응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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