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배려석 앉은 남성 사진 공개 '오메가패치'…경찰 수사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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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들의 사진을 몰래 찍어 공개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오메가패치’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인스타그램 오메가패치 계정에 대한 신고 건에 대해 경찰청으로부터 수사 지시를 받아 계정 명예훼손 혐의가 있는지 검토에 나섰다고 6일 밝혔다.

오메가패치는 지하철이나 버스의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는 남성들의 사진을 공개하는 계정이다. 이달 초 ‘지하철ㆍ버스 임산부 배려석에 당당히 앉은 남성들. 몇 호선에서 몇시쯤 발견했는지 내용과 함께 사진을 찍어 제보해 달라’는 설명 글과 함께 개설됐다.

‘오메가’란 일부 남성혐오 사이트 등에서 남성들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오메가패치 계정에는 5일까지 약 200건이 넘는 남성들의 사진이 모자이크도 없이 그대로 게시됐다. 그러나 현재는 원래 계정이 삭제된 상태다.

해당 계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비판 여론도 제기됐고,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 시스템에 오메가패치를 수사해 달라는 요청이 3~4건 접수됐다. 또 일선 경찰서를 직접 방문해 ‘오메가패치에 얼굴이 게시돼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고소한 남성도 있었다. 경찰청은 첫 신고자의 주소 관할 경찰서인 광진서를 책임수사관서로 지정해 관련 고소 등에 대한 수사를 맡기기로 했다.

경찰은 오메가패치의 이런 사진 게재 등이 온라인상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 실정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검토 중이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계정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운영자 신상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조만간 계정운영자를 확인하고 소환조사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신상을 폭로한다며 사진 등을 게재한 ‘강남패치’, 문란한 생활을 하는 남성들의 신상을 폭로한다며 역시 사진 등을 공개한 ‘한남패치’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접수하고 수사 중에 있다. 강남패치 수사는 강남경찰서가, 한남패치 수사는 수서경찰서가 각각 맡아 진행하고 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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