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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논술…제목정해많이 써보도록|문제유형별답안작성요령과 각대학채점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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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내년 대학입학지원자는 대학별로 처음 실시되는 「논술고사」고비를 또 넘어야한다.
생소한 제도이기도 하지만, 주관식으로 채점하는 시험을 치러보지 못한 수험생들로서는누구나 조금씩 불안을 느낄때다.
그러나 조건은 꼭 같다.
「나만 겪는 어려움」이 아니다. 내년 1월13일까지 앞으로 50일일. 지금부터라도 시간은충분하다. 대학별 관계자나 일선고교지도 교사들은 학력고사가 끝난 수험생들에게 정신적부담을 갖지 말고 남은 시간을 차분히 활용하라고 충고한다. 문제유형별 답안작성요령과 대학측의 채점기준 등을 들어본다.

<문제의 유형>
논술고사는 크게 단목과제평과 자료제시형으로 나뉜다. 대학별 출제방침은 단독과제형과자료제시형이 비슷한 수준. 많은 대학에서 채점상의 편리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자료제시형을 택하는 경향이다.
◇단독과제형=제목을 주고 논술하게 하는 방식. 예를 들면 「고교생의 교복과 두발자율화를 중심으로 자유와 자율에 대해서 논하라」「우리는 서로 도움을주고 받으며 살아간다. 인간은 왜 혼자 살 수 없는지를 설명하라」 동과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문제는 ①인과관계를추리하는 문제 ②여러가지 대안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그 이유를 밝히는 문제 ③특징이나장단점을 비교하여 결론을 내리는 문제④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예로 들면서 설명하는문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시사성문제에 중점>
예로 든 문제 중 전자는 ④의 유형에, 후자는 ①의 유형에 속한다. 최근 부활이 검토되고있는 중·고교생의 교복문제는 ②의 유형 안에 넣을 수 있다.
단독과제형은 학교생활이나 청소년과 관련된 것들이나 시사성이 강한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고생의 교복문제, 청소년문제, 입시제도개선, 나의 전공학과 및 남북고향방문의 의의, 수입개방과 국민의 자세, 산업화와 환경오염, 정보화사회 등의 문제는 일단 한번 정리해 보는게 필요할 것이다.

<계열별로 재료수집>
◇자료제시형=짧은 글이나 도표와 같은 자료를 주고 이를 분석하거나 관련된 물음에 답하게 하는 형식의 글.
『이솝우화』 의 한귀절을 제시하고 이를 비판하라거나 춘향전·심청전과 같은 고전의 한귀절을 주고 이를 현대적의미로 해석하라는 문제에서 청소년범죄발생의 연도별 변화도표나인구구조·경제지표 등을 제시하고 이를 기초자료로 활용하여 쓰라는 문제까지 출제될 전망이다.
논술고사의 첫째 요건은 출제자의 의도를 잘 파악하는 일이다. 특히 자료제시형의 경우그 자료가 암시하는 내용을 잘 파악하고 이를 글의 군데군데에 적절하게 이용해야 한다.
처음 실시되는 논술시험이니 만큼 지극히 평범한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도 높다.「나의 전공학과」, 「나의 장래」, 「가족」 등과 같은 부류의 물음이다. 그러나 이 경우라도 수필형식의 잡문을 써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평범한 주제의 글이라도 논리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인문·자연계별로 나눠 별도의 문제를 출제한다. 이경우에 대비하여 수험생은 지망계열과 관련된 자료를 모아둘 필요가 있다.

<작성요령>
논술고사는 이름그대로 입학시험이다. 따라서 지시사항을 잘 읽고 성실한 자세로 문제를대해 출제자의 의도에 합치되는 답안을 써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미사여구는 피해야>대학에서 내세우는 채점기준은▲논지의 과학성▲구성의 짜임새▲논거의 정확성과 추론의 타당성▲예화의 신선감▲표현의 적절성과 그 효과▲기술과 표기의 정확성으로 요약된다.
김은전교수 (서울대사대·국어교육) 는 이와 같은 채점기준에 합치되는 답안작성 요령으로 다음과 같은 6개원칙을 설명한다.
첫째 문제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명확히 밝힌다.「나는 교복부활을 찬성 (반대) 한다」 는것 등과 같이 과제형식으로 밝히는 주장은 글의 중간이나 끝까지 일관돼야 한다.
둘째 쓸거리를 정리해 글의 골격을 잡는다. 문제제기→사례의 유형분류→문제의 심각성을들추어냄→문제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거나 태도를 결정→주장→논거제시→추론→반논에 대한 비판→자신의 주장 재확인→제안→앞으로의 전망순으로 문장을 배열한다.
세째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권위자의 학설이나 관계당국의 통계자료 등을 제시하고 논리전개에서 무리가 없도록 해야 한다.
네째 원칙적인 말이나 일반론을 편 다음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변화와 다양성을 준다. 채점자를 매료시켜 높은 점수를 얻는 비결의 하나가 신선하고 흥미 있는 예화다.
다섯째 비유와 표현·문체에 신경을 써야한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노숙한 표현은 금물이고 인생을 달관한 척하거나 허세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 공허한 미사여구, 상황에 맞지 않는고사성어, 너무 흥분하거나 감상에 치우친 글도 경계해야 한다.
여섯째 기술은 문법이나 어법에 맞게, 표기는 맞춤법·띄어쓰기에 맞게 해야 한다.「중앙논술교실」의 응모작품중 과반수가 원고지쓰기·맞춤법·띄어쓰기를 잘못하고 있다. 글의골격을 유지해 나가면서 글의 내용이 바뀔 때마다 단락구분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특히 결론부분은 꼭 떼어서 써야한다.
제한된 시간에 2백자원고지 5장정도를 써야하므로 시험시간을 잘 나눠 활용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90분정도의 시간에 2백자 원고지5장이 그려진 특수원고지를 줄 방침이다.별도의 연습지를 주는 대학도 있다.

<기성인글모방 금물>
먼저 10분정도 문제를 깊이 생각하고 별도의 연습지나 원고지의 여백에 앞의 둘째항목과같은 순서로 글의 골격을 구상한다. 이어 70분 정도 안에 쓰기를 마친 다음 나머지 10분동안 형식상의 잘못이나 맞춤법·띄어쓰기·오기여부 등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안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문사설이나 기성인의 글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금물이다.
학생다운 신선함을 줄 수 있는 말투와 내용이라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시사성을 띤 문제에서 신문사설이나 방송에서 논의됐던 내용을 그대로 옮겨서는 안된다. 매스미디어에서 논의된 것들의 배경이나 문제점을 고교생인 자신의 수준으로 소화하여 「자신의 목소리」로 주장을 펴야된다.

<본고사까지 준비>
본고사까지는 이제 50일-.
최선의 논술고사준비는 「실제로 열심히 써보는 것」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있다.
차경수교수 (서울대· 교육학) 는『실제로 집안에서 90분 안에, 제목을 정해 직접 써 보아야 한다』 고 강조한다. 신문의 논술교실이나 시중의 논술참고서도 직접 써보지 않고 읽는것만으로는 큰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차교수는 『친한 친구들끼리 「논술클럽」 을 만들어 같이 쓰고 서로 평을 해보는 방법도좋다』고 말한다.
교육전문가들은 가정에서 학부모들이 불안해하는 수험생들에게『이 정도면 잘 쓴 글이다.너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는 말 등으로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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