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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차 당대회 권력 투쟁 시작…시진핑 사단 약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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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 그룹이 약진했다. 내년 가을 열릴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요직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정부 시기 포진한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세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2일 시 주석은 위안구이런(袁貴仁·65) 교육부장을 천바오성(陳寶生·60)으로 교체하는 주석령을 내렸다. 천 전 국가행정학원 원장은 시 주석이 중앙당교 교장을 맡았던 2008년 당교 부교장 출신이다.

이날 천 부장과 함께 3명의 지방 당서기가 헌법 선서 의식을 갖고 한직인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 전문위원회 부주임에 취임했다. 창웨이(强衛·63) 장시(江西)성 당서기가 내무사법위 부주임에, 왕루이린(王儒林·63) 산시(山西)성 당서기가 농업농촌위 부주임에, 뤄즈쥔(羅志軍·65) 장쑤(江蘇)성 당서기가 환경자원보호위 부주임에 취임했다. 공청단 출신인 이들은 19대 정치국 진입 문턱에서 좌절됐다.

이들 자리는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인 저장방(浙江幇·저장성 근무 인맥)이 접수했다. 리창(李强·57) 장쑤성 당서기는 저장성장에서 승진하며 차기 정치국원 후보군에 합류했다. 리창 후임에는 처쥔(車俊·60) 신장(新疆) 부서기 겸 생산건설병단 당서기가 발탁됐다. 처쥔 성장은 2008년 유가공업체 싼루(三鹿)의 멜라민 분유 파동과 2009년 7월 우루무치 유혈 폭동을 수습했다.

루신서(鹿心社·60) 장시성장은 장시성 당서기에, 뤄후이닝(駱惠寧·61) 칭하이(靑海)성 당서기가 산시성 당서기로 자리를 옮겼다. 리펑(李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샤오펑(李小鵬·57) 산시성장은 당서기 승진이 좌절되고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1일 리 성장 후임도 저장방인 뤄양성(樓陽生·56) 산시성 부서기가 선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인사는 상반기 반(反)시진핑 세력의 공세에 대한 반격이다. 루웨이(魯 ·55) 중앙인터넷안전 및 정보화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물러나고 상하이 당서기 시절 부하였던 쉬린(徐麟·53)이 판공실 전입 1년 만에 주임으로 승진했다. 지난 3월 인터넷에 유포된 ‘시진핑 사직 요청 서한’ 사건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풀이된다.

공청단 세력은 이달 말 전·현직 최고 지도부가 모이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일전을 벼르고 있다. 이들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세력과 연대해 올 초 지방 당서기들이 주도했던 시 주석에 대한 ‘핵심(최고지도자)’ 칭호 캠페인을 좌절시켰다. 공청단 출신의 양웨(楊岳·48)가 장쑤성 상무위원으로 승진하는 등 젊은 피 수혈도 이어졌다.

시진핑 사단은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는 승진하고 68세는 은퇴한다는 암묵적 인사 규칙) 규정과 상무위원회 제도 폐지를 노리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모든 당 조직이 상무위원회 제도와 퇴직 연한 규정을 따르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주장이 관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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