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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 기대니 자연을 안겨주는 황토손벽돌집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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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전원속의 내집기자]

흙에 기대니 자연을 안겨주는

황토손벽돌집

보기에는 투박스럽지만 살며시 벽에 기대보면 푸근하고 편안하게 와 닿는 느낌.

자연이 주는 특별한 기운은 흙집이 아니고서야 감히 흉내 낼 수 없다.

순수하게 자연식 손벽돌로만 지은 경기도 여주의 건강주택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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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경기도 여주 시내에 살다가 맑은 공기가 그리워 더 깊숙한 시골로 들어왔다. 새 터전에 자리 잡은 참에 또 다른 도전을 준비중인 터라 들뜬 표정이 가득하다. “곧 개업을 앞두고 있는 1층의 음식점 준비로 바쁘게 지내고 있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피곤이 싹 가셔서 그리 개운할 수 없습니다.”

황토집에서 하루하루 눈 뜨는 아침이 좋다고 말하는 부부는 어느새 황토 마니아가 되었다. 집을 짓고 나니 부부보다 주변에서 더 부러워한다고 벙긋한 미소를 짓는다.

“지나가던 이들이 어찌나 들어와서 구경을 하는지, 연세 있으신 분들 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어요”

부인 안영숙 씨의 말에 남편 김문환 씨가 고개를 끄덕인다.

황토 제품도 선택하기 나름

그들에게 건강주택을 선사한 인토문화연구소는 불순물 하나 없는 100% 황토벽돌을 손으로 찍어내어 조적으로만 집을 짓는다. 반신반의하던 이들도 직접 공장을 둘러보면 전적으로 신뢰를 갖게 된다. 인토문화연구소의 박영선 소장은 “도자기 재료로 쓰이는 여주의 황토가 품질이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마감공사에 쓰는 모르타르 역시 불순물을 전혀 섞지 않고 제작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낸다. 황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시중에 황토 관련 제품이 쏟아지고 있어 옥석을 가르는 눈이 필요하다.

“황토로 만들었다는 매트나 침대를 잘 살펴보면 흙 부스러기 하나 없이 단단한 제품들이 있습니다. 시멘트를 섞어야만 강도가 그 정도로 나올 수 있겠죠. 일부 업체들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일반인들이 황토 전체에 반감을 가지게 되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인토문화연구소는 경기도 여주의 4만여㎡ 부지에 풍부한 황토를 기반으로 황토벽돌과 흙집에 쓰이는 내외장재를 생산하고 있다. 재래식 방법을 고수하며 수공식 벽돌의 단점이라 지적되던 크랙(Crack) 문제를 전통방식의 옻 추출액과 볏짚 발효 잿물을 이용해 보완했다. 친환경과 웰빙의 흐름 속에서 건축주들에게 건강한 주거문화를 선사하고 싶다는 것이 인토문화연구소의 바람이다. 031-886-7806 http://www.intocom.kr

▲ 1 여주주택의 여러 입면들. 기둥하나 없이 조적으로만 2층을 올렸고 지붕에만 목재를 접목해 시공하였다. 2 흙벽돌조적 건축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일부의 우려가 있지만 손으로 만든 흙벽돌의 강도는 여느 건축외장재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 3 깔끔한 외관을 위해 벽돌을 쌓으며 사포로 짚을 손질해 주었다.

조적으로만 2층까지 올린 견고한 흙집

여주 주택은 목재나 철근을 쓰지 않고 순수 손벽돌로만 2층까지 올렸다. 흙벽돌 조적으로만 2층 구조를 시공한다는 것에 구조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사례다. 이는 황토 반죽 시 짚과 옻 추출액, 볏짚 발효 추출액을 넣어 크랙을 보완하고 강도를 높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상들의 지혜를 빌려온 제조법으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되살린 것이다.

“남들이 유압식으로 인공 성형 벽돌을 찍어낼 때 전통고수의 방식을 택했습니다. 벽돌을 찍을 때는 너무 춥거나 더워도, 비가 와도 안 되니 고작 1년에 4개월밖에 제작하지 못하지만 기계로 찍은 벽돌보다 손벽돌이 단단하리라는 것은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죠.”

인내의 과정을 거쳐 제작된 벽돌은 자연 건조를 통해 젖었다 말랐다를 반복하며 입자간의 결속력이 강해진다. 기계식 황토벽돌보다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단열, 보온, 탈취, 향균 효과 등이 뛰어나고 내구성도 더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4 외관 디자인을 고려한 2층 테라스 부분의 육중한 목재 장식이 눈길을 끈다. 5 처마를 길게 내어 도리와 서까래가 드러난 선이 전통미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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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층 살림집의 거실 모습. 주방과 거실이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된다. 7 2층은 벽돌보다는 황토 모르타르로 내벽을 마감해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8 1층은 손님의 편의를 위해 수세공간을 화장실 밖에 두었다. 황토의 은은한 빛깔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9 부부침실 공간. 흙과 어울리는 목재와 전통 창호로 별다른 장식 없이도 인테리어 효과를 내준다.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이 숨쉬는 흙집

옛집처럼 황토벽이 희뿌옇게 변한 것은 황토와 볏짚만으로 빚은 황토 손벽돌이 살아 숨쉰다는 증거다. 즉, 카탈라아제(노화 현상 방지 효소), 프로테아제(정화 및 분해 작용 효소), 디페놀옥시다아제(산화 환원 효소), 사카라아제(영양 효소) 등의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이 서식하기 때문이다.

살림집인 2층은 황토모르타르로 내벽 마감을 해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지며 소박한 미를 드러낸다.

자녀들은 학업을 위해 독립해 살고 있기 때문에 2층은 그리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방 하나와 주방, 거실과 욕실로 부부가 단출하게 사는 최소한의 배치를 하였고 대신 천장을 높게 내 서까래를 시공했다. 황토의 색상이 다소 어둡지만 높은 층고로 답답한 느낌은 나지 않으며 전통미가 느껴지는 서까래는 흙과 어우러져 전통미를 자랑한다. 200㎡ 면적의 주택은 1층은 장차 식당으로 꾸며져 찾아온 이들에게 이색적인 황토흙집의 경험을 안겨줄 것이다.

Interview | 인토문화연구소 박영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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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벽돌로만 지은 집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은데?

황토벽돌을 만드는 과정을 본다면 그런 의구심은 사라질 것이다. 100년 전통의 재래식 벽돌 제조방법으로 만들어진 손벽돌은 내구성이 강하다. 더군다나 자연건조로 입자들의 결속이 한층 단단해져 벽돌만 쌓아도 구조적으로 튼튼하다.

Q. 생산성이 떨어지는 손벽돌을 고집하는 이유는?

흙벽돌을 빨리 굳히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면 점성이 떨어져 크랙이 쉽게 간다. 이미 실험을 통해 검증과정을 거쳤기에 누구보다 확신할 수 있다. 그런 벽돌을 내 집에 시공한다고 하면 아마 못할 것이다. 살아 본 건축주들은 그 차이를 확실하게 알아 입소문을 내서 시공으로 연결된 경우가 많다.

Q. 황토주택을 짓고자하는 이들에게 조언해 줄 말은?

흙집은 불편하다는 편견으로 대하면 장점이 잘 안 보인다. 콘크리트 주택에 길들여져 진정한 웰빙을 맛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여겼던 흙집은 사실 가장 과학적인 집이다. 흙집의 일부 단점으로 지적된 갈라짐과 터짐, 물에 약한 점은 점점 시공기술이 보완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이 축적되어 있는 시공사를 잘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사제공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취재 : 김수현
사진 :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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