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리프킨 예언 “화석연료 고갈에 미세먼지 부작용까지…곧 수소경제로 바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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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사회 변화는 피할 수 없다. 우리가 가진 과학기술로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뀔 수 있다.”

베스트셀러인 『소유의 종말』과 『공감의 시대』 저자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미래 사회를 이렇게 진단했다. 지난해 대전에서 열린 세계과학기술 정상회의에서다. 리프킨은 2002년 『수소경제(The Hydrogen Economy)』를 통해 수소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미래 사회를 그렸다. 그가 그린 미래의 모습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수소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은 건 1920년대 무렵부터다. 등유·알코올 등 기존의 로켓 연료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영하 253도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등 다루기가 까다로운 탓에 제한된 분야에만 활용돼 왔다. 현재 액체 수소 로켓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러시아 등 5개국뿐이다. 이후 90년대 후반 연료전지 효율이 높아지면서 수소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석유경제가 수소경제로 대체될 거란 리프킨의 예언은 원유 고갈에서 기인한다. 리프킨은 “셰일 오일(셰일층에서 뽑아내는 원유)이 등장하면서 고갈 시점이 조금 늦춰졌지만 화석연료가 고갈될 것이란 대전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세먼지 등 화석연료의 부작용이 더해지면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회성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의장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술과 적게 배출하는 기술에 가격 차이를 두는 탄소가격제도에 대한 세계적인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소가 전면에 등장할 경우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의장은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해선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7위이고 1인당 연간 배출량도 11.9t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6위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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