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명단 발표' 신태용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 "석현준 체코전 보고 발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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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준·손흥민·장현수 선수 [중앙포토]

올림픽축구대표팀 와일드카드(23세 초과선수) 중 마지막 한 장은 공격수 석현준(25·FC포르투)이었다.

신태용(46)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27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에서 리우 올림픽 최종명단 18명을 발표했다. 최대 관심사인 와일드카드 3명에 공격수 석현준과 손흥민(24·토트넘), 중앙수비수 장현수(25·광저우 부리)를 뽑았다.

일찌감치 손흥민과 장현수를 낙점한 신 감독은 공격수 석현준을 전격 발탁했다. 석현준은 지난 6일 A대표팀 소속으로 체코전에서 대포알 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성인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신 감독은 이날 "석현준은 마지막까지 황의조(성남)과 경합했다. 석현준이 동구권팀(체코) 붙어도 잘해줬다. 상당히 파워와 집중력이 좋아졌고, 앞에서 흔들어주더라"며 "석현준은 나와 접촉하기 전에 미디어를 통해 '올림픽팀에 뽑히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왔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연령별 선수 중에는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 미드필더 권창훈(수원), 문창진(포항), 류승우(레버쿠젠), 이찬동(광주), 박용우(서울), 이창민(제주)를 발탁했다. 또 수비수 최규백(전북), 송주훈(미토 홀리호크), 이슬찬(전남), 심상민(서울), 정승현(울산) 박동진(광주)과 함께 골키퍼 김동준(성남),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이 포함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당시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선수 면면이 화려했다. 신 감독은 "냉정하게 런던 올림픽에 비하면 현저하게 네임밸류가 떨어진다. 당시 올림픽팀엔 A대표팀 버금가는 선수들 반 이상이 있었다. 우리팀에선 A대표팀을 오가는 선수가 권창훈(수원) 뿐이다. 와일드카드 합류로 이제 4명이 됐다"며 "현재 70점이고 브라질에서 100점으로 만들어가겠다. 너무 실망하지 않고 올림픽팀을 믿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림픽팀은 조별리그에서 피지·독일·멕시코와 C조에 속했다. 다음은 신 감독 일문일답.

발탁 배경은.
"(월드컵 최종명단 23명과 달리) 올림픽은 18명을 뽑는다. 중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리저브 선수가 많지 않다. 2~3자리 볼 수 있는 선수를 뽑았다. 순간순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하다."
해외파 합류 시점은.
"우리팀은 7월18일 출국해 19일 상파울루에 도착한다. 석현준은 소속팀 프리시즌을 소화하다가 19일 현지로 합류한다. 장현수는 중국 리그를 뛰고 7월27일에 브라질에 온다. 손흥민은 호주에서 7월26일과 29일 소속팀 프리시즌 경기를 치르고 31일에 도착한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7월21일에 합류할 예정이다"
애초 와일드카드로 중앙수비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를 고려했었는데.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딴 뒤 홍정호에게 전화했는데 '무조건 가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난 4월 독일에서 식사를 할 때도 홍정호가 '무조건 가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서 걱정 안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구단이 다른선수 이적이 겹치면서 적극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왜 와일드카드 중 수비수 한명(장현수)만 데려가느냐는 의견도 있다. 중앙수비 윤영선(성남)이나 김기희(상하이 선화) 등도 있다며. 하지만 35명 예비명단에 와일드카드 후보 10명을 넣을 순 없다. 23세 이하 선수들도 포지션별로 넣어야하는 만큼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와일드카드를 공격수로 돌렸다. 수비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조직력을 만들어가면 크게 걱정 안한다. 올림픽팀 수비가 불안불안하다고하는데 대량실점도 없고 무실점 경기도 많다."
석현준 발탁 배경은.
"석현준은 와일드카드 5~6명에 포함돼 황의조(성남)와 마지막까지 경합했다. 석현준이 최근 A대표팀 스페인-체코전을 치르면서 동구권팀(체코)과 붙어도 잘해줬다. 상당히 파워와 집중력이 좋아졌고, 앞에서 흔들어주더라. 석현준은 나와 접촉하기 전에 미디어를 통해 '올림픽팀에 뽑히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왔다. 살아 숨쉬는 이야기를 많이했다. A대표팀 코치 시절에도 같이 훈련 해봐서 잘알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홍명보 감독은 예비명단을 데려가지 않았다. 어떻게 할 계획인가.
"예비명단 때문에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런던 올림픽 때는 비행기를 12시간 정도 타면 되지만, 브라질은 30시간 가까이 타야한다. 코치진의 의견이 분분했지만 예비명단을 데려갔는데 못뛰고 그냥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 생각했다. 해당 구단 입장을 배려해야하고, 팀워크도 고려해야한다. 예비엔트리 발표를 안하고, 안데려가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이번 명단에 몇점을 주고 싶나.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이 너무 많다. 특히 양쪽 풀백 심상민(서울)과 이슬찬(전남)에 대한 걱정이 크다. 그래서 100점을 다 주고 싶지만 70점이다. 나머지 30점을 브라질 가서 만들어가는게 내 역할이다. 우리가 왜 지구반대편까지 왔는지, 국민들이 바라는게 무엇인지 생각하겠다."
손흥민은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손흥민과 전날 통화했는데 몸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보통 시즌 앞두고 몸상태 70~80%를 끌어올리는데. 나 역시 100%로 끌어올리라고 했다. 손흥민은 윙포워드로 활용할 계획이다. 손흥민은 호주 멜버른에서 런던을 경유해 브라질에 31일에 도착한다. 피지컬 코치와 상의한 결과 8월5일 피지와 1차전 출전이 힘들다. 피지전에 전력상 숨길건 숨길 계획이다. 8월8일 독일과 2차전에 올인하려한다. 피지를 잡고 독일과 부딪혀 최소한 비기거나 이겨서 마지막을 준비해 예선통과하는게 목표다. 멀티 플레이어 장현수는 중앙수비, 측면수비, 수비형 미드필더를 할 수 있지만 한 두 포지션에 집중시킬 계획이다."
소집 일정은.
"안타깝게도 국내 소집 훈련을 못하게 됐다. 7월4일 소집해 1박2일 소양교육을 받고 해산하고, 18일 상파울루로 출국한다. 원래 7월4일 소집 예정이었지만 프로팀 경기 일정상 무산됐다. 만약 소집해도 해외파와 와일드카드 합류가 어렵다. 나머지 선수들이 모여 소속팀을 오가는 게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아쉽지만 개인 욕심만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연맹이 마지막까지 배려해줘 규정보다 이틀전인 7월18일 출국할 수 있게됐다."
현지 훈련 계획은.
"브라질에서 7월25일 이라크와 비공개 평가전을 갖고, 30일 스웨덴과 최종 평가전을 치른다. 이라크전이 연습경기지만 선수들 몸상태를 고려하면 힘든 경기가 될 수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기사에 '신태용호 역시 수비가 불안하다'가 뜨면 선수들이 부담을 느낄수 있다. 복합적으로 고려해 준비해야한다. 스웨덴전은 손흥민을 제외한 대부분이 합류한다. 그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 준비하겠다."
4년 전 런던올림픽 때보다 멤버가 약하다는 의견이 많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런던 올림픽에 비하면 현저하게 네임밸류가 떨어진다. 당시 올림픽팀엔 A대표팀 버금가는 선수들 반 이상이 있었다. 우리팀에선 A대표팀 왔다갔다하는 선수가 권창훈(수원) 뿐이다. 와일드카드 합류로 4명이 됐다. 런던 때보단 부족하지만 메꿀 것을 계산하고 있따. 너무 실망하지 않고 올림픽팀을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와일드카드 합류에 협조해준 구단에 정말 감사드린다."

│리우 올림픽 최종명단(18명)
▶공격수=석현준(포르투) 황희찬(잘츠부르크) 손흥민(토트넘)
▶미드필더=권창훈(수원) 문창진(포항) 류승우(레버쿠젠) 이찬동(광주) 박용우(서울) 이창민(제주)
▶수비수=장현수(광저우 부리) 최규백(전북) 송주훈(미토 홀리호크) 이슬찬(전남) 심상민(서울) 정승현(울산) 박동진(광주)
▶골키퍼=김동준(성남)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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