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전투에 참여했던 정훈 장교가 전투현장을 직접 촬영한 사진이 공개됐다. 육군 관계자는 "전쟁당시 8사단 정훈부에서 근무했던 고(故) 한동목 중령의 유족으로부터 당시 사진을 기증받았다"며 "미군이나 외신 종군기자가 찍은 6·25전쟁사진은 현재까지 많이 남아 있지만 한국군의 시각으로 촬영한 사진은 극히 드물어 사료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故한동목 중령 약력
1950년 1월 25일 육군 소위 임관(육사 9기)
50년 4 ~ 51년 2월 1사단 15연대 정훈특교보좌관
~ 11월 8사단 정훈부 정훈부장 보좌관(대위)
~ 53년 8월 제1육군병원 행정부장
~ 54년 8월 국방부 보도과(촬영계장, 사진반장, 영화기획계장 등, 소령)
~ 55년 11월 5군단 공보실장
~ 60년 12월 육군본부 보도실 촬영과장(중령)
60년 12월 전역
한 중령은 1950년 1월 25일 육사 9기로 임관해 1사단 15연대 정훈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6·25전쟁 기간 동안 그는 15연대를 거쳐 8사단 정훈부에서 전투부대와 함께 이동하면서 사진 촬영임무를 수행했다고 한다. 한 중령이 촬영한 사진은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서울의 모습, 38선을 넘어 북진하는 미군 고사포대대, 영천의 피난민 행렬, 8사단 장병들의 전투 장면, 판문점에서의 포로교환, 전쟁발발 4주년 당시 국군의 시가행진 등 전쟁의 실상과 현장감이 넘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한 중령은 전쟁 이후 이 사진들을 35mm필름으로 보관하였고, 한 중령이 작고한 후에는 가족이 유품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의 길을 걷고 있는 차남 한효섭 중령이 필름의 내용을 알기 위해 육군 기록정보관리단에 분석을 의뢰했다. 육군은 이 필름이 전쟁 기록물이라고 판단했고, 한 중령은 가족들과 협의 끝에 육군에 기증하기로 결정하였다.
한 중령 가족이 기증한 사진은 1,500여 장으로 육군은 이 가운데 일부를 19일 공개했다. 육군은 기증받은 사진을 선별해 전시회를 열고, 전쟁사 연구와 장병교육 자료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