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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사패산에서 여성 등산객 살인사건 현장검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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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피의자 정씨가 현장검증을 위해 범행 현장인 의정부시 사패산에서 이동 중이다. [사진 아시아뉴스통신 제공]

사패산 살인사건 피의자 정모(45·일용직 근로자)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16일 오후 사건 현장인 경기도 의정부시 사패산에서 실시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사패산 호암사 100여m 에 부근 바위에서 정씨가 범행을 재연하는 현장검증을 했다.

정씨는 앞서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현장검증을 위해 의정부경찰서를 나서면서 “성폭행을 시도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애초 돈을 빼앗으려 했다고 진술했다가 성폭행하려다 숨지게 했다고 진술을 바꾼 이유에 대해서는 “죄송합니다.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제가 모든 잘못을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피해자와 가족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등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난 14일 김성권 의정부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한 경찰 신상공개위원회에서 신상 비공개가 결정된 정씨는 이날 모자를 눌러쓰고 검은색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나타났다. 신상공개위는 흉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범죄를 사전에 계획하지 않았으며, 성폭력·강도 살인 등 강력 범죄 전과가 없는 등을 고려해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을 내렸다.

앞서 정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쯤 의정부시 사패산 호암사 뒤편 인근에서 피해자 정모(55·여)씨를 성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으려다 피해자가 저항하자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뒤 현금 1만5000원·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다.

정씨는 구속되기 전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허위 진술을 했다. 그러나 정씨는 구속된 뒤 피해자의 바지가 엉덩이까지 벗겨진 점 등을 수상히 여긴 경찰의 추가 조사에 성폭행 시도를 자백했다. 정씨는 경찰이 사건 현장에 대한 정밀분석 및 재연 실험을 통해 정씨 진술의 모순점을 찾아내고,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실시하자 “성폭행을 시도하다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박원식 의정부경찰서 형사과장은 “현장검증 내용과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종합해 정씨 진술의 모순점을 추가 조사한 뒤 오는 20일 기소의견으로 정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며 “송치 때 구속영장 신청 당시 적용했던 강도살인 혐의 외에 강간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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