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던 필이 터졌다…KIA 5연패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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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브렛 필 [사진 일간스포츠]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마침내 5연패를 탈출했다.

KIA는 9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서 12-1로 이겼다. 이날 한화에 지면 최하위로 떨어질 위기에 몰렸던 KIA는 외국인 타자 필의 활약으로 모처럼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5번 1루수로 출전한 필은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필은 1회 2사 주자 1·3루에서 적시타를 터뜨려 1-0으로 앞서가는 선제점을 올렸다. 추가점도 필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5회 1사 만루에서 필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4-0으로 점수를 벌렸다. 한화 로사리오가 5회 솔로포를 날려 4-1로 쫓아오자 베테랑 이범호가 7회 2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IA 선발 임준혁은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지난 4월 23일 경기 도중 타자의 타구에 종아리를 맞아 근육 파열 부상을 입었던 임준혁은 팀의 연패를 끊으며 부활을 알렸다.

KIA의 연패 탈출이 쉽지는 않았다. 7회 말 위기가 있었다. 한화 김태균이 바뀐 투수 최영필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나온 로사리오가 친 타구를 KIA 2루수 서동욱이 놓치면서 어느새 무사 주자 1·2루가 됐다. 김기태 KIA 감독은 최영필을 내리고 좌완 이준영을 올렸다. 그런데 이준영은 올라오자마자 실책을 저질렀다. 양성우의 희생번트 타구를 더듬으면서 주자 만루 위기를 만들었다. 다행히 하주석을 삼진으로 잡고, 조인성을 내야 뜬공으로 잡았다. 그리고 신성현을 땅볼로 잡아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국 무대 3년차인 필은 KIA팬들에게 '복덩이'로 불린다. 3년 내내 타율 3할대를 유지하며 답답한 KIA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타율 0.325, 22홈런, 101타점으로 KIA의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결정적인 상황에 한 방을 터뜨리는 해결사였다. 그런데 올 시즌엔 강렬함이 사라졌다. 이날 전까지 타율 0.301, 5홈런, 27타점으로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KIA가 5연패에 빠진 동안 무안타에 그쳤다.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6번 타순으로 선발 출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는 터지지 않았다. 하위 타순으로 가며 자존심을 구긴 필은 바로 다음 경기에서 살아났다. 필은 "연패를 끊는데 도움이 돼 기쁘다. 개인적으로도 오랜만에 안타를 많이 쳐서 좋다"며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온다. 최근에 꼭 쳐야하는 상황에서 못 쳐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지난 시즌에 좋았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타격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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