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한국인 된 파란눈의 소록도 수녀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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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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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고 있는 마거릿(왼쪽)·마리안느 수녀. 1967년께 촬영된 사진이다. [중앙포토]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40여 년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봉사한 마리안느 스퇴거(82) 수녀와 마거릿 피사렛(81) 수녀가 명예한국인이 됐다. 법무부는 8일 오스트리아 국적인 두 수녀에게 대한민국 명예국민증을 수여했다. 국립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지난 4월부터 한국에 머물고 있는 마리안느 수녀는 “하느님과 한국에 감사하다. 소록도 주민들이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거릿 피사렛
40년 넘게 헌신, 명예국민증 받아

앞서 한국 정부가 외국인에게 명예국민 지위를 준 사례는 한번 있었다. 네덜란드 국적의 거스 히딩크(70)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02년 7월에 받았다. 명예국민은 장기 체류(90일 이상) 시 본인이 원하면 영주자격을 곧바로 얻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두 수녀는 소록도 한센인들을 돕기 위해 각각 1962년과 1966년에 한국에 왔다. 이들은 한센인 간병을 위해 젊음을 바쳤고 고령에 건강마저 악화되자 2005년 고국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그동안 국민훈장(72년), 대통령표창(83년), 국민훈장 모란장(96년)을 받았다. 마리안느 수녀는 99년에 호암상(사회봉사 부문)도 수상했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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