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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는 친분없다, 쌈지길도 인수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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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 2010년 회사 설립 후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수익을 낸 적이 없습니다. 덕분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으면서 회사도 함께 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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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는 “오는 10월쯤 1000억~3000억원대의 오피스 빌딩이나 호텔 등에 투자하는 첫 공모형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연 7% 내외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조갑주(47)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설립 5년 만에 국내 1위 부동산 운용사 자리에 오른 성공요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조갑주 대표
설정액 5조 … 설립 5년 만에 1위
원칙투자로 최근 3년 연 7% 수익
10월엔 공모형펀드도 출시 계획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IGIS·Integrated Global Investment Solution)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은 지난 2일까지 5조원이 넘는다. 올 들어 1조5000억원의 돈이 들어왔다. 이 회사의 부동산 펀드는 모두 사모펀드다.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수익과 시세차익 등의 이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구조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대부분 투자자는 국내 연기금·보험사·공제회 등 40여 개 기관이다.

1억원 이상 개인투자자는 전체 설정액 중에 1000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 현재 70여 개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7%다. 현재 연 1.64% 정도인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의 4배를 넘는 수준이다. 조 대표는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전 세계의 유망한 부동산 투자를 통해 투자자에게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회사 이름처럼 끊임없이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연구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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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수익률이 높은 비결을 물었다. 그는 “친분을 이용하지 않은 거래”라고 간단히 답했다. 조 대표는 “친분을 이용한 투자는 절대 좋은 수익을 낼 수 없다”며 “투자할 때 부동산의 기대수익률, 시장 평판, 운용사의 역량을 모두 갖춰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부동산 금융전문가다. 지난 2001년 삼성생명 부동산기획팀을 시작으로 현대건설, 코람코자산신탁 등에서 부동산 펀드와 리츠 업무를 담당했다. 2014년부터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2001년부터 15년 동안 13조6000억원 펀딩을 받았는데 투자자와의 소송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친 적이 없어서다. 그에게 고객 수익은 절대적이다. 부동산 전문인 만큼 회사 내에 부동산 투자팀만 10여 개다. 팀당 3~4명씩으로 구성된 부동산 투자팀은 국내외 부동산 매물 찾기부터 임대차 계약 기간이 얼마인지, 투자 시 기대 수익률 등을 꼼꼼히 분석한다. 모든 내용은 조 대표가 함께 고민하고 결정한다.

이 회사는 국내 부동산에 70%, 해외에 30% 투자한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주로 1000억~3000억원대의 오피스 빌딩·호텔·물류창고 등으로 오피스가 투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조 대표는 “오피스 빌딩에 투자할 때는 공실률이 얼마인지, 임대차 계약 기간이 10년 이상 장기로 되어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강서 NC백화점(개발 사업)과 2001아울렛 안양점에 투자하는 2300억원 규모의 ‘코리프 1호’ 펀드를 시작으로 홈플러스 영등포점·금천점 등 4개 매장, 광화문 트윈트리타워, 오스트리아 빈 미테, 뉴욕 에퀴터블타워 등에 투자했다. 올 초에는 서울 인사동 쌈지길을 820억원에 인수했다. 지하 2층~지상 4층의 본관, 지하 1층~지상 2층의 별관으로 구성된 쌈지길은 국내외 방문객이 많이 찾는 인사동의 대표 관광명소다. 쌈지길의 과거 임대수익률은 10% 정도라고 한다. 해외는 미국·독일·파리·영국과 같은 선진국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다.

조 대표는 올 10월쯤 첫 공모형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연평균 목표수익률은 7% 내외다. 그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 이자만 받고는 노후준비가 어려워지면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주식은 초마다 가격이 바뀌지만 부동산은 가격 변동성이 작아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부동산펀드 규모는 지난해 말 36조원으로 2005년부터 연평균 30%씩 늘고 있다. 조 대표는 “현재 30%인 해외 투자비중을 70%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유럽의 물류창고, 미국의 호텔, 한국의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혼합펀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글=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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