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유상증자 검토”…그룹 지원사격 미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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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구조조정 폭풍에 휩싸인 조선업계의 자구안이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기존 주주들에게 일정한 가격을 받고 팔아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대우조선은 자구안 제출 또 연기
현대상선 “내달 감자 안건 의결”

3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1일 승인한 삼성중공업 자구안에 ‘유상증자 검토’가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삼성중공업 자금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하면 유상증자를 검토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시기·방법 등은 명시하지 않았다.

실제 유상증자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삼성그룹 측은 “그룹 차원의 지원 여부는 결정된 게 없다”며 “유상증자를 하면 지분율만큼 참여하는 걸 검토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배임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자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던 대우조선해양은 다시 일정을 연기했다. 올해 신규 선박의 수주 전망치가 예상보다 나빠지면서 자구안 확정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조선사들의 자구안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노조는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사측이 자구안을 일방적으로 제출했다”며 3일부터 고용보장 투쟁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7일부터 ‘최길선 회장·권오갑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인다.

한편 현대상선은 3일 이사회를 열고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20.9%)을 7대 1로 감자하는 안건을 다음달 15일 임시 주주총회에 부의하기로 했다. 안건이 통과하면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17.51%에서 3.05%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지분은 1.65%에서 0.29%로 줄어든다. 반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출자전환으로 지분 40%를 보유하면서 현대상선 경영권이 출범 40년 만에 바뀌게 된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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