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법 절반은 고쳐야…8월 개편안 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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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직장인은 근로소득에만 건보료가 나온다. 지역 가입자는 종합소득에다 재산·자동차, 이것도 모자라 사람 머릿수까지 세서 부과한다. 이렇게 만든 사람 중 한 명이 김종대(사진)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다. 복지부 사무관·국장 시절 건보 제도를 만들어 복지부 내에서 ‘Mr.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김종대 더민주 정책위 부의장
건보 이사장 때 재산부과 룰 만들어
“소득 없는 사람은 기본만 내야”

그는 2011~2014년 건보공단 이사장 시절 건보 부과체계 개선에 매달렸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태스크포스’ 팀장(정책위원회 부의장)이다. 더민주가 최우선 과제로 부과체계 개편을 내세웠고 김 부의장이 키를 쥐고 있다.

주택연금 가입자의 건보료 불만이 늘고 있다.
“주택연금에 들면 재산 가치가 떨어지는데도 건보료가 그대로인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런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언제까지 개편안을 낼 것인가.
“당에서 발표한 대로 8월까지 내겠다. 야3당은 생각이 비슷하다. 우리가 이끌겠지만 서로 협의해서 추진하겠다. 건강보험법 119개 조항 중 절반가량을 고쳐야 할 것 같다.”
정부는 소득 중심으로 가면 보험료가 오르는 사람이 생긴다며 특히 저소득층을 걱정하는데.
“저소득층은 재산·자동차·성·연령 등에 건보료를 물리지 않게 되는데 어떻게 올라가겠느냐. 시뮬레이션을 해봤더니 그런 일은 없더라. 소득이 없는 사람은 안 내든가 기본만 내야 한다. (보험료가 올라간다는 얘기는) 복지부식 얘기다. 내가 거기(복지부) 출신이지만 상당히 안타깝다. 설계를 잘하면 재정 중립을 맞출 수 있다.”
직장 가입자는 어떻게 되나.
“무임승차하는 피부양자는 부담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피부양자를 둔 직장 가입자는 보험료율이 내려가 부담이 줄어든다. 가구 단위에서 보면 부담이 늘지 않는다. 직장인 건보료가 줄면 기업 부담도 줄어든다.”
한꺼번에 바꿀 것인가.
“형평성 있게 가려면 방법은 하나, 즉 한꺼번에 바꾸는 수밖에 없다. 부분적으로 손대 봤자 또 문제가 생긴다. 그건 답이 아니다. 지금 이대로 가면 보험이 깨진다. 안 깨져야 하고 수지 상등 원칙에 맞아야 한다. 가입자가 동등 대우를 받아야 한다. 형평성이 중요하다. 세계의 보편적 기준에 따라가야 한다. 우리와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는 독일·대만·일본 등은 거의 다 소득에만 보험료를 매긴다(일본은 재산 비중을 크게 줄이고 있다).”

김 부의장은 “절 속에 있던(강원도 정선에서 농사를 지었음) 내가, 대구·경북(TK) 본류인 내가 오죽하면 야당으로 갔겠느냐”며 “(정부가) 부과체계를 바꾼다고 했다가 취소하기를 반복했다.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더라”고 덧붙였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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