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대형 아파트 공급 10년내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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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올해 서울에 공급되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중 전용면적 85㎡를 넘는 중대형 비중이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재개발·재건축 물량의 3.7%
잠재수요 많아 희소성 부각 전망도

1일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나오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5만2384가구(총 가구수 기준) 중 전용 85㎡ 초과 중대형 물량은 1921가구에 그쳤다. 전체 의 3.7% 수준이다. 이 업체가 2006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비중이 가장 낮다. 지난 2013년 23.4%에 달했던 중대형 비중은 지난해 10% 밑으로 내려가는 등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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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중소형 선호, 중대형 기피’ 현상이 심해졌다”며 “1~2인 가구가 늘고 중소형 주택의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대형 공급이 갈수록 줄면서 희소성이 부각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저출산 등으로 가족 수가 줄고 있긴 하지만, 육아문제로 부모와 함께 사는 자녀가 늘면서 중대형을 찾는 수요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중대형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13년 1만1253건▶2014년 1만4921건▶2015년 2만260건 등으로 증가세다. 신규 분양시장에도 청약자가 몰린다. 지난 3월 강남구 개포동 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99㎡D타입이 45.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이를 포함해 올해 분양된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중대형 16개 타입 중 15개 타입이 1순위에서 주인을 찾았다. 4월 서대문구에서 나온 홍제원 아이파크(옛 홍제2구역) 전용 117㎡형엔 1000만~15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중소형과 웃돈 차이가 없을 정도로 중대형 인기가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내외주건 정연식 부사장은 “핵가족화 같은 인구구조 재편을 감안해도 중대형 아파트는 강남권 등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 중심으로 잠재 수요가 있다”며 “향후 일부 지역에선 중대형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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