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특허 사들여 해외 시장 날개단 샤오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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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와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사진 각 회사 홈페이지]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는 중국의 샤오미(小米)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았다.

로이터통신은 MS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에 1500개의 특허를 판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회사는 특허를 교차 사용하고 샤오미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MS의 소프트웨어인 오피스와 스카이프 등을 설치하는 데도 합의했다.

샤오미에 파는 특허권에는 음성통화와 멀티미디어, 클라우드 컴퓨팅 등이 포함돼 있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는 중 나온 발표로 정확한 거래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왕샹(王翔) 샤오미 선임 부사장은 “두 회사가 대대적인 협력을 통해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며“해외 진출의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온라인 기반 저가 스마트폰 판매 전략으로 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샤오미는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수준에 이른데다 오포와 비보와 같은 신규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샤오미의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하락했다. 시장점유율도 13%에서 12%로 줄었다.

해외 시장 공략도 쉽지 않았다. 특허를 비롯한 지적재산권 문제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새미어 싱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해외로 나가야 하는 샤오미는 MS와의 거래로 서구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특허권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시장을 겨냥해 MS의 손을 잡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샤오미는 구글과 협력해 지난달 초 미국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TV셋톱박스를 처음 출시했다. MS 윈도 OS를 적용한 태블릿도 선보였다. 조나단 틴터 MS 기업담당 부사장은 “샤오미 기기에 윈도를 깔아 젊고 부유하며 교육수준도 높은 샤오미 고객에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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