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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도 패션이다” '도이치그라모폰' 상품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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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니버설 뮤직 제공]

오늘날 ‘노란색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은 클래식 음반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음반도 노란 딱지를 달고 나왔다. 클래식 음악을 상징하는 이 마크가 1898년 도이치그라모폰 설립 당시부터 존재했던 건 아니다. 창립 50주년을 맞았던 1949년 이전에는 HMV(His Master‘s Voice)레이블의 니퍼(Nipper) 마크를 달고 있었다. 축음기를 통해 나오는 주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개다. 그러나 도이치그라모폰은 영국 그라모폰이 직접 만든 독일 내 레이블인 엘렉트롤라에 이 마크를 넘겨주고 새로운 마크를 달아야 했다.

새로운 노란 마크도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건 아니다. 도이치그라모폰 디자이너가 새 디자인 초안을 만들었을 때 반응은 몹시 차가웠다. 노란 바탕에 23송이 튤립을 그려 놓은 디자인을 보고 경영진은 시큰둥해 했다. 노란색이 구매욕을 감퇴시킨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 마크를 채택하게 된 것은 디자이너 한스 도마즐라프의 설득 덕분이었다. 그는 “노란색이 가톨릭을 상징하며, 흰 바탕보다 노란 색 바탕의 검정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온다”고 주장했다.

결국 노란 튤립은 선택받았고, 그 10년 뒤에는 액자 테두리 속에 들어가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이 되었다. 도이치그라모폰이 클래식 음악과 동격의 레이블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고품질과 고품격을 지향한 철학이 있다. 최상급 지명도와 실력의 아티스트를 확보하고 내용물인 음악을 격조 높게 포장하는 디자인과 아트워크로 DG는 그 철학을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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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니버설 뮤직 제공]

최근 DG의 노란색 로고를 활용한 상품이 나와 화제다. LP 사이즈의 에코백과 유리보틀이 그것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머천다이즈 대부분이 ‘굿즈(Goods)’라 불리며 아이돌 가수 등 대중음악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클래식 레이블 최초로 DG가 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도이치그라모폰은 클래식 음악 파티인 ‘옐로 라운지’로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패션을 이끈 바 있다. 이번 상품 출시는 이러한 ‘클래식의 패션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공연 관람이나 음반, 음원 및 오디오 기기 구매 외에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소비 유형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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