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로드웨이 "불황"에 허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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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브로드웨이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런던의 연극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에 비해 관객동원, 공연 일수 (극장 사용일수) 등이 12년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한 영국신문들의 분석이 재미있다. 근본적인 원인이 엄청나게 비싼 미국의 물가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어린 아이를 동반한 부부가 브로드웨이에 가서 탁아소·주차장을 사용하며 저녁 한끼와 함께 쇼나 연극을 보려면 2백파운드 (약2백62달러) 가 지출된다.
2백62달러라는 돈이면 TWA기로 런던에 가서 관광과 함께 2개의 쇼나 연극을 보고 되돌아 올수 있는 돈이다.
즉 부대시설의 엄청난 금액 요구를 제외하고도 수준급공연 티킷 한장을 구하는데 런던이 11·8달러인데 비해 브로드웨이에서는 무려 30달러가 필요하다.
그 이유는 막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경비의 엄청난 차이 때문이다.
런던에서는 제작비가 보통 2만6천달러면 되는 것이 뉴욕에서는 그 다섯배인 13만달러가 소비된다. 또 무대장치비는 1천4백달러의 런던에 비해 뉴욕은 그 일곱배인 9천1백달러가 필요하다.
배우의 급료 역시 월등히 높을 뿐만 아니라 무대 매니저, 극단 선전 담당원, 복수등 모든 인건비에는 노동조합이 관련되어 극 제작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뮤지컬 『Cats』를 만드는데 런던에서 98만달러가 들었는데 비해 뉴욕에서는 4백91만달러가 소비됐다. 『Singing in The Rain』의 막을 올리는데 뉴욕에서 4백58만달러가 소요됐으나 런던에서는 불과 1백44만달러 만으로도 가능했다.
결국 엄청난 가격 차이 때문에 브로드웨이 객석이 텅 비게된 반면 런던의 연극가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즉 런던에서 미국 뮤지컬『Singing in The Rain』을 보는 관객 30%이상이 미국에서 날아온 사람들이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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