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식 선동정치, 하벨이 오래전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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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원(사진) 경희대 총장은 “하벨이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점은 시민의식이 깨어 있어야만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시민들은 정치인이 계파·지역·이권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정치를 펼치고 있는지 똑바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16일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민의식이 중요한 이유는.
“정치는 시민의 거울이다. 시민의 생각이 변해야 정치도 바뀐다. 미국의 ‘트럼프 현상’은 정치가 구체제의 현실에 묶일 때 얼마나 위험해지는지 잘 설명해 준다. 하벨은 이런 위험성을 오래전에 경고했다. 미래지향의 정치, 지속가능한 변화의 정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시민의식과 정치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성 정치에 대한 시민의 불신이 심각하다.
“정치 불신이 한계에 달한 느낌이다. 정치권은 자신의 권력과 정권 창출에 경도돼 있다. 미래를 위해선 옛 틀을 깨야 한다. 트럼프 현상과 같은 분노와 선동정치는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미래를 위한 ‘진실한 정치’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하는가.
“지금의 젊은 세대가 미래의 기성세대가 됐을 때 우리 사회를 어떻게 평가할지 깊이 성찰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개인과 주변의 이익 문제를 넘어 정의롭고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도 나서야 하지만 시민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치는 시민의식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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