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인 「식단캘린더」|"주부들의 반찬걱정 덜어 줍니다".|미혼의 정남규씨가 꾸며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두달치 식사메뉴를 중복없이 짜낸 식단캘린더가 나왔다. 만든 사람은 요리전문가도 아닌 30세의 총각 사원. 적힌대로 만들어 먹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영양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에겐 그런대로 참고가 될듯하다.
『자취를 하다보니 끼니때마다 무엇을 해먹으면 좋을지 몰라 답답할 때가 많더군요. 요리책을 뒤적거려봐도 뾰족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식단캘린더」를 만든 정남규씨는 30세의 미혼남성으로 수많은 주부들의 반찬걱정을 덜어줄 묘안을 짜낸 동기를 이렇게 밝힌다.
혼자 지내는 입장에서도 무엇을 만들어먹을까 망실이기 일쑤인데 하물며 온 가족의 식사준비를 도맡은 주부들은 얼마나 신경쓰이랴 싶더라는것.
정씨 자신이 다니는 제일정판이 마침 30년간 달력만 만들어온 전문업체이므로 영양학자들을 만나 식단캘린더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모두들 『참 산뜻한 아이디어』라고 칭찬하는 바람에 용기를 얻었다고 말한다.
환자가 아닌 사람들까지 영양사에게 돈을 주고 각자에 맞는 식단을 제공방기도 한다는 외국의 경우는 차치하고라도 아무런 계획없이 시장에 가서 눈에 띄는대로 대강 반찬거리를 사들이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는 정씨. 『노래를 많이 알아도 막상 노래를 불러보라면 마땅한 곡목이 떠오르지 않듯이 식사준비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꽤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 줄 아는 주부들도 끼니때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고심하다가 영양상의 배려는 고사하고 똑같은 음식을 몇 차례씩 연거푸 상에 올리기도 하는 게 아닐까요?』 만일 조리법을 모르는 메뉴가 있을 경우는 요리책을 참고하더라도 영양과 경제면을 두루 염두에 두고 짠 식단에 따라 밥상을 차려야한다는 생각에서 정씨는 영양학자들의 자문을 얻어 중류가정을 기준으로 식단캘린더를 만들었다.
즉 5대 기호식품을 두루 활용하되 가급적 값싼 제철식품으로 7월1일부터 매일 아침·점심·저녁 세끼 메뉴를 짜서 주부들이 식당에 걸어두고 참고토록 했다는데 화장품코너나 서점 외에도 큰 건물의 지하매점등에서 판매할 계획. 정씨는 『무엇이든 구태의연한 방법을 그대로 되풀이하지 않고 항상 더 나은 방법을 궁리하는 여성과 결혼할 계획』이라며 웃는다.<김경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