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작년보다 야위어 수첩 들고 군중대회 지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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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노동당 7차 대회 축하 평양시 10만 군중대회의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스마트폰에 수첩과 펜을 든 모습은 오빠 김정은 당 위원장을 보좌하고 행사를 연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지통신·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29)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외신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노동당 제7차 대회 취재차 방북한 일본 지지통신이 김여정의 모습을 담았다.

대북 정보 관계자 “병색 있는 듯”
당대회 때 주석단서 김정은 보좌
당 간부 사이 ‘만사여통’ 말 유행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당대회 축하 10만 군중대회에 참석한 김여정은 검은색 정장에 김일성·김정은 얼굴이 새겨진 배지를 달고 있었다. 특히 행사 주석단(VIP용 관람석)에서 오빠를 보좌하던 그의 손에는 스마트폰과 작은 수첩이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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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의 모습은 북한 관영매체에 가끔 드러났다. 하지만 김정은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노출을 꺼리는 장면이 대부분이라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사진에선 윤곽이 비교적 또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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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이 받은 꽃다발을 김여정이 챙기는 모습. [지지통신·노동신문]

사진상으로만 보면 2011년 12월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때보다 얼굴이 많이 야윈 게 눈길을 끈다. 대북 정보 관계자는 13일 “드러난 광대뼈와 움푹 파인 눈 주변은 병색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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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베른국제학교 유학(10대) 시절 통통했던 김여정. [지지통신·노동신문]

오른쪽 눈가에는 상처처럼 보이는 흔적도 있다. 이는 10대 시절 스위스 베른의 국제학교에서 정철(35)·정은(32)과 유학하던 시절 김여정의 건강미 넘치는 얼굴 사진과 비교해 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지난해 7월 도·시·군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 때와 견줘도 마찬가지다.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도 관심거리다. 관련업체 관계자는 “ 대만제 HTC-1 제품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정은도 2013년 2월 이 회사의 스마트폰을 회의 테이블에 올려 놓고 있는 모습이 조선중앙통신 사진에서 드러난 일이 있다. 남매가 대만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걸 두고 대북 정보 당국자들 사이에선 중국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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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은 이번 당대회에서 노동당 중앙위원에 올랐다. 향후 오빠를 보좌하는 핵심 실세로서의 보폭을 넓혀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당 간부들 사이에 ‘만사여통’이란 말이 유행한다는 첩보가 있다”며 “이는 ‘모든 일은 여정 동지를 통해야 해결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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