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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해야”…트럼프, 2000년 대선 경선 때 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2000년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해 “정밀 타격(a surgical strike)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10일(현지시간) 드러났다.

“미친 이와 협상 소용 없어” 책 펴내
이번엔 ‘중국 이용해 북 압박’ 공약

트럼프는 16년 전인 2000년 대선 경선 때 개혁당 후보로 출마했다. 트럼프는 당시 펴낸 저서 『우리에게 걸맞은 미국』에서 “북한 핵 능력은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라며 “경험 있는 협상가로서 볼 때 북한이 핵·미사일을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 뉴욕에 떨어뜨릴 능력을 갖추게 되면 그때는 이 미친 사람들과의 협상은 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핵전쟁(thermonuclear war)을 원하지 않지만, 협상이 실패할 경우 북한이 실질적 위협을 주기 전에 우리가 먼저 무법자들을 겨냥해 정밀 타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나는 호전광은 아니다. 다만 북한의 핵 협박과 미국의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다면 대통령으로서 재래식 무기를 이용해 북한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명령을 내릴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1981년 이스라엘이 이라크 오시라크 원자로를 폭격한 선례를 들며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았지만 이스라엘은 생존을 위해 해야할 일을 했다”고 평가했다.

16년 전 발언이긴 하지만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트럼프의 기본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빌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던 트럼프는 지지율이 나오지 않자 경선에서 중도 하차했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전에서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론을 제기한 적은 없다. 대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미치광이’(maniac)에 비유하면서 중국을 이용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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