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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백혈병으로 아들 잃은 탤런트 김명국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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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 서울 대학로에서 골수 기증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김명국씨. [연합]

"백혈병이 나으면 함께 골수기증 캠페인에 참여하자고 영길이와 약속해놓고 못 지켜 늘 빚진 기분이었습니다. 그동안 국민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탤런트 김명국(41)씨는 19일 장기기증운동단체 '한국생명나눔운동본부'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 각별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아홉 살짜리 아들 영길군을 잃었다. 영길군은 1999년 3월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 6년 동안 투병생활을 했다. 2003년 5월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골수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영길군의 혈액과 맞는 골수를 가진 단 한 명의 장기기증 지원자가 마음을 바꿔 기증을 거부하는 바람에 수술을 하지 못했다.

"골수 기증은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지요. 거부한 분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골수 기증은 소아암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이를 홍보하고 권장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씨는 2003년 중국 고비사막 횡단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등 장기 기증을 권장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해왔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골수 기증 참여를 호소하는 길거리 캠페인을 매달 벌였고, 대학생 및 군 장병 1만여 명으로부터 골수 기증을 전제로 채혈을 하는 성과도 올렸다. 김씨는 골수 기증 운동과 함께 빈곤층 소아백혈병 환자의 치료비 지원을 위한 모금 운동도 펼칠 계획이다.

김씨는 현재 KBS 1TV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에서 전라좌수영 군관 송희립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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