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과 강력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낮에 흉기를 든 강도들이 십완가에서 날뛰고 있고, 이를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범인에 의해 살해되는 일은 국민을 이중으로 불안케 한다.
요즘 서울 신사동 주택가 한복판에서 대낮에 일어난 강도사건과 이를 붙잡으러 간 경찰관이 범인이 휘두른 칼에 찔려 숨졌고 함께 간 방범대패도 중상을 입었다. 이와 비슷한 사건은 작년3월에도 대전에서 일어났다. 범인을 검거하려던 경찰관이 두 명씩이나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은적이 있었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강력사건 발생률은 끊임없이 증가 추세에 있다.
작년 1년 동안 전국적인 강력사건 발생률은 전년도에 비해 5%이상이 증가, 하루 평균 20건 이상에 이르렀고 올해 들어서도 수그러들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밤낮 없이 불안과 공포에 떠는 시민들은 비싼 세금을 내고서도 이러한 치안부재 상태에서 시달려야하는 처지를 개음하면서 구체적인 방범감직을 만들기도 했으나 별 효과는 없는것 같다.
경찰은 경찰의 업무가 과중하다는 말만 한다. 우리나라 경찰1명이 담당해야하는 인구가 6백60명으로 서구에 비해 2배가 넘는다는 것이다. 또한 잦은 학생시위 진압과 .경비 혹은 특수업무에 차출되기 때문에 방범업무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전부는 아닌것 같다. 경찰이 특별단속기간이나 방범 비상령을 내러 병력을 집중투입한 가운데서도 강력범은 여전히 밤낮 없이 날뛰고 있다. 또 검찰과 법원에서는 이들에게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는등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지만 두드러진 효과가 눈에 띄질 않는다.
더군다나 간혹 있는 일이긴 하지만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오히려 범인에 의해 살해되거나 상해를 입는 마당에서야 국민들은 경악과 더욱 심한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범인을 잡기 외해 자신의 신변안전을 돌보지 않고 몸으로 부딪쳐 범인과 대적하다가 희생된 경찰관의 공복으로서의 사명감과 용감성에 국민으로서 치하와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책임진 경찰관으로서 과학적이고 성과적인 수사기술과 자신의 호신술에도 익숙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금할수 없다.
평범한 시민이 의협심을 발휘해서 강력범과 격투를 벌이는 것과 수사관이 숙련된 방법과 기술로 범법자를 체포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국민은 그들에게 노련함을 기대하고 있다. 그것은 선진기술·장비의 도입과 끊임없는 연마에 의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또 하나는 경찰력을 강력범 예방에도 보다 비중을 높여 주력해 달라는 부탁이다. 일시적인 일제단속이나 벼락치기 식의 비상호위는 이미 성과가 없음을 우리는. 과거 수 차례 경험 해왔다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방범체제가 구축돼야만하겠다.
사회부안 요인을 보는 시각에는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을수도 있겠으나 국민의 일상이 불안하여 대문 밖에서 인기척만 있어도 가슴이두근거리고 밤에는 잠을 설치는 생활을 해서야 세금 낸 보람을 어디서 찾겠는가.
경찰병력의 기능을 엄격히 분할시켜 방범업무 종사자들은 그 업무에 맞게 전문화하여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수 있도록 체제가 정비돼야 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