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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일 만에 나오자마자 대포 2방…킹캉, 화끈한 귀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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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좋은 스토리를 원하나? 여기에 멋진 스토리가 있다(You want a good story? Here’s a good story).”

메이저리그 복귀전서 연타석 홈런
수비→배팅→주루 지루한 스케줄
비시즌에도 귀국 않고 묵묵히 소화
구단도 몸 완전해질 때까지 기다려

미국의 ESPN은 지난 7일 232일 만의 복귀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29)의 활약을 이렇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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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복귀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강정호. 지난해 9월 왼쪽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이후 8개월 동안 재활 프로그램을 묵묵히 소화한 끝에 이날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부활했다. [세인트루이스 AP=뉴시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수비를 하다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코글란(31·현 오클랜드)에게 태클을 당해 왼 무릎 부상을 당했다. 코글란의 오른 무릎이 강정호의 왼 다리를 그대로 강타하면서 다리가 완전히 뒤로 꺾였다. 왼쪽 경골과 외측 반월상 연골이 손상된 강정호는 다음날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피츠버그는 6~8개월의 재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126경기에서 타율 0.287, 15홈런·58타점을 기록 중이던 강정호는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접어야 했다.

강정호는 지난 겨울 한국으로 돌아오는 대신 따뜻한 플로리다로 이동해 팀에서 마련한 재활 프로그램을 묵묵히 소화했다. 그는 “지난 겨울 귀국하지 않고 재활훈련에만 매달린 이유는 단 하나다.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지난 1월에는 보조기구 없이 조깅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했다. 2월 말 팀의 스프링캠프에선 본격적으로 배트를 잡았고, 글러브도 꼈다. 현지에선 개막전 합류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정작 피츠버그 구단과 강정호는 느긋했다. 수비→배팅→주루로 이어지는 재활 스케줄을 묵묵히 지켰다. 개막 후에는 20일 동안 마이너리그(트리플A) 경기에 나서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피츠버그는 7일 세인트루이스와의 3연전을 앞두고 그를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렸다.

강정호는 7일 첫 타석부터 초구를 때렸다. 강정호는 “복귀 타석에서 무조건 초구를 노리겠다”고 공언했고,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2회 무사 1·2루와 4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잇따라 초구를 건드려 병살타와 2루수 뜬 공으로 물러났다.

세인트루이스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즈의 시속 155㎞ 직구에 거듭 배트를 내봤지만 공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강정호는 6회 2사 2루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서도 역시 초구를 때렸다. 상대 타일러 라이언스(28)의 시속 145㎞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날렸다. 다음 타석에선 케빈 시그리스트(27)의 151㎞짜리 강속구를 쳐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을 만들었다.

강정호는 8일 경기에도 선발로 나서 1회 1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애덤 웨인라이트(35)를 상대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타점을 올렸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 강정호를 3루수로 고정해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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