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노조가 조양호 회장 고소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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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로부터 모욕죄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조종사노조 측 변호인은 이날 오후 조 회장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조종사노조는 지난달 13일 대한항공 소속 부기장이 조종사의 업무를 설명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글에 조 회장이 직접 단 댓글을 문제삼았다. 당시 조 회장은 “조종사는 GO, NO GO(출항하느냐 마느냐)만 결정한다”,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오토파일럿”, “과시가 심하다. 개가 웃는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조종사 업무가 힘들지 않다는 취지의 댓글이다.

이에 대해 조종사노조는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조종사들과 탄원서 연대 서명에 나서며 고소를 준비해왔다.

조종사노조 측은 “대한항공 조종사 800여 명을 포함해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조종사 등 총 1400여 명의 현직 조종사가 조양호회장의 SNS 댓글로 명예훼손과 모욕을 당했다며 조양호 회장을 처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함께 접수했다”고 밝혔다.

노조의 고소에 대해 대한항공은 “진솔한 대화의 장을 통해 정상적인 노사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종사 노조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 집행부에서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룹 현안으로 인해 대ㆍ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 임에도 불구하고 조종사 노조가 회사 경영층에 대한 고소 조치를 취한 것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한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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