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서 전통결혼식장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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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기독교선교회가 서울시내 한복판에 구식 결혼식장을 개설, 신자는 물론 일반에도 널리 무료 제공하고있다.
서울 반도조선 아케이드선교회(회장송재경장로)는 지난3월 하순부터 조선호텔앞 아케이드 정원에 전통혼례식장을 마련하고 29일까지 모두11쌍의 신랑·신부구식 결혼식을 집예해 주었다.
전통혼례식장의 첫째 개설목적은 서양 물질문명에 밀려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고유의 전통 의식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민족주체성을 확립하자는 것이다.
둘째 목적은 86·88올림픽에 한국을 찾을 많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인 고유의 미풍양속을 널리 알리자는것.
식장의 위치가 호텔 밀집지역이라 호텔 투숙 외국인들이 혼례식을 자연스럽게 구경할 수 있어 훌륭한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될수 있다는 것이다.
식장은 정원휴식공간(2백평)에 대형 차일을 치고 원래 실치돼 있는 돌의자와 신랑·신부가족용 의자를 별도로 배치해 꾸몄다.
l천여평의 아케이드 옥상정원에서는 조선조 광무5년 고종망제가 건립한 단구오(사적 1575호)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주변경관이 아름다울뿐 아니라 시내 한복판이면서도 아주 조용하다.
집례는 송장로(55)가 직접 도표에 갓을 쓰고 제공한다.
송장로는 『전통 혼례에서 성서적 교리와 상충되는점이 있다면 배향재배정도』라고 밝히고 신랑·신부 두사람의 결합을 상징하는 견안례나 초례는 절대 미신적인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북향재배는 세상권력에 대한 하느님의 대결과 승리를 뜻한 『이사야서』의 『내가 북극 보좌에 앉아 지극히 높은 자와 비기리라』는 교의에 어긋나기 때문에 빼고 하느님께 대한 기도로 대치했다는 것이다.
한국기독교의 전통문화 수용자세는 최근 천주교가 제례·상례등에 상당한 「관용」을 보인 반면 개신교측은 폐쇄적인 입장이었는데 개신교 교파중에서도 보수적인 예장(호헌측)의 전통혼례 보급운동은 각별한 관심을 모은다.
81년 9월 하나의 직장선 교회로 창립된 반도조선 아케이드선교회는 현재 회원 70여명으로 매주 월요일 상오9시 옥상공원 정자에서 예배를 보고 미자립 농·어촌교회 지원사업읕 벌이고 있다.(연락처망 778-0980)
반도조선 아케이드 선교회의구식 호례 보급운동은 전래 1백주년을 계기로 한 기독교 한국화실현의 한 구체적 모습으로 평가될만하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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