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해탈의 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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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불기2529년의 불탄일을 맞았다. 불교의 개창자인 석가모니부처님이 그옛날 룸비니동산에서 태어난 것을 축하하는 날이다.
그러나 불교의 근본진리에 따르면 부처님은 석가부처님 혼자만은 아니다.
특히 대승불교에서는 「중생이 곧부처」라는 정신을 강조한다. 세상에 태어난 일체 중생이 깨달음을 얻게되면 곧 부처가 된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아예 중생이 본래 부처인데 다만 마음의 때(오예)로해서 본래의 맑은 바탕이 흐려져있을뿐 누구나 그 오예를 닦아내면 맑은 부처의 바탕을 회복한다고까지 말한다.
그것은 바로 이 사파의 혼탁가운데 살며 부욕과 번뇌로 병들고있는 우리 모든 인간들에게 무한한 희망을 안겨준다.
또 일면 그같은 가르침은 우리들 모든 인간들에게 자기해탈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누구나 자기의 말과 행을 바로하지 못하면 그는 결국 본래의 「부처님의 자성」을 찾지못하고 고로 일관되는 윤회의 바퀴에 휘말리고 만다.
스스로 짓는업(카르마)은 스스로 벗지않으면 안된다는것이 이땅에 온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어느 의미에서 그같은 가르침은 고뇌와 갈등으로 고통을 겪고있는 이땅의 한민족 전체에 무거운 경고를 주고있다.
자기만의 이익에 탐맹해서 남의 마음을 아프게하는 악업을 짓는 사람들이 우치의 무명에서 벗어나 바른 삶을 회복해야겠다는 것이 오늘 더욱 절실히 가슴을 친다.
중생인 누구라도 본래가 부처인 다른 중생들을 모욕하고 괴롭힐 권리는 없는것이다.
석가부처님은 아만과 우치에 빠진 무명인간들에게 지혜와 광명을 드러내 보이려고 이땅에 온 것이다. 바로 그 뜻을 바로새겨 우리 자신이 티없이 맑고 고운 마음을 드러내 밝히기를 우리 모두 가슴에 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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