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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구한말 위스키는 병 고치는 ‘약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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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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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의 지구사
케빈 R. 코사르 지음
조은경 옮김, 주영하 감수
휴머니스트
268쪽, 1만6000원

한국인에게 위스키의 추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술’ 시바스 리갈로부터 온다. 『위스키의 지구사』는 술의 제조법이나 향취보다는 이 서양 증류주의 사회사적 의미, 공공재로서의 역사를 다룬다. 권력자가 술을 사회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한 얘기라 더 이해가 쉽다. 이 책으로 ‘식탁 위의 글로벌 히스토리’ 시리즈 전 10권이 완간됐다.

한국판을 위한 특집 ‘유사길에서 위스키까지, 한국 위스키의 역사’(197~240쪽)는 위스키의 한국사다. 1882년 유사길(惟斯吉)이란 한자 표기로 처음 소개된 위스키가 약술로 팔리다가 ‘유사 위스키’로 인기를 얻은 뒤 ‘기타 재제주 위스키’로 변모하는 상황을 그렸다. “다른 나라의 위스키 사정을 알면 오늘날 한국 술이 왜 이렇게 힘을 쓰지 못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한마디에 술맛이 써진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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