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투수 켈리, 4경기 만에 신고한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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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투수 켈리(28)가 4경기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불운도 비도 켈리를 막지 못했다.

켈리는 20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6이닝 5피안타·무사사구·6탈삼진·무실점했다. 올 시즌 첫 선발전원 안타를 기록한 SK는 9-1 대승을 거뒀다. SK는 두산에 이어 2번째로 시즌 10승(6패) 고지를 밟으며 단독 2위를 유지했다. 넥센은 9회 초 터진 대니돈의 솔로홈런(시즌 3호)로 완봉패를 모면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끝낸 켈리는 2회 1사 1·2루에서 장기인 컷패스트볼을 던져 병살타를 유도했다. 3회 2사 1·3루에서는 서건창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안정감을 찾은 켈리는 4·5·6회를 타자 세 명으로 마무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 투구수는 85개.

타선도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 박재상이 솔로홈런(시즌 1호)으로 선제점을 뽑은 데 이어 2사 1루에서 박정권이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3회 1사 1·2루에선 정의윤이 1타점 적시타를 날렸고, 넥센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이 나와 1루주자 최정까지 홈을 밟았다. 4회 최정민-김강민의 연속 2루타와 조동화의 안타로 2점을 추가한 SK는 6회 2점, 8회 1점을 추가했다.

SK는 올 시즌 켈리가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하지만 켈리는 한 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2일 kt전에서는 6이닝 7피안타·3실점(2자책)했고, 3-3으로 맞선 7회 교체됐다. 8일 LG전에선 8이닝 4피안타 2실점했으나 타선 지원을 얻지 못해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14일 KIA전에서는 양현종과 6회까지 팽팽하게 무실점 행진을 벌였으나 7회에 대량실점하면서 강판됐다. 6과3분의1이닝 6피안타 4실점. 양현종 역시 7회에 급격히 흔들리면서 동점이 돼 패전만 면했다. 켈리는 "매커니즘, 타이밍이 올 시즌 최고였다"며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춤까지 췄다. 그는 "야수들의 득점 지원 덕에 이길 수 있었다. 내가 등판한 날 득점 지원이 적다는데 야구가 그런 게임이라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켈리를 괴롭혔던 비도 그를 막진 못했다. 지난 시즌 켈리는 유독 선발로 예고됐을 때 비로 경기가 취소되어 던지지 못한 적이 많았다. 시범경기부터 4월까지만 무려 4번이나 등판이 취소돼 '레인 켈리'란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이날도 경기 전부터 비가 내렸다. 그러나 끝까지 투구 리듬을 잃지 않고 승리를 따냈다. 김용희 감독도 "마운드 조건이 좋지 않았지만 켈리가 안정적인 투구로 제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켈리는 "오늘처럼만 던질 수 있다면 비가 오는 것도 좋겠다"고 웃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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