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당대회앞둔 민한, 야권통합싸고 이합집산|선체제정비냐, 수권위구성이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29일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한당은 당권경쟁과 야권통합방안을 둘러싼 이견으로 어지럽기 짝이없는 형국을 빚고 있다.
김대중·김영삼씨의 3·15야권통합안 제시이후 민한당은 형태는 여러갈래지만 통합론이 대세를 이뤄가는 가운데 그 방법론을 싸고 선체제정비론과 통합수권위구성론으로 양분되고 이에따라 각자의 이해와 위치에따른 이합집산이 거듭되고있다.
총선직후부터 두김씨방안이 나온3월15일까지는 일부 초·재선의원들의 이탈가능성이 우려되는 속에 야권통합론은 대체로 당위론으로만 설왕설래됐을뿐 당권장악을위한 활발한 탐색과 조직점검을의한 중진급8∼9명의활동이 지배적분위기였다.
그러나 두김씨제의이후 조기통합론이 비중높은 현실문제로 부각되어 전당대회성격논쟁을 격화시키며 복잡한 상황을 만들고있다.
신민·민한당의 뿌리가 같고 정권교체투쟁이라는 공동목표가 조기통합론의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두김씨가 야권에 갖는 현실적 힘때문에 가속화되고 있는것이다.
현재 통합방법을 둘러싼 흐름은 대체로 세갈래다.
하나는 통합을 원칙으로 내세우면서도 당체제를 먼저 정비한후 신민당과 합당하자는 주장이다.
유치송전총재를 재추대하려는 일부범주류세력이 그들이다.
범주류내에서도 선체제정비엔 찬동하면서도 유전총재의 재추대를 반대하는 그룹도 있는데 유한열 임종기씨등이 여기에 속한다.
조윤형 한영수씨등은 단일체제의 당수를 노리면서 당체제를 먼거 정비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있다.
또 한갈래는 이중재씨를 중심으로 한 통합수권위구성론이다.
이들은 조기통합을 주장하면서 양김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당체제는 최소한만 갖추고 통합수권위를 전당대회에서 구성하자고 주장한다.
세째로는 전당대회에서 당체제도정비하고 통합수권위도 구성하자는 고재청씨등의 절충안이다.
대체로 이런 세갈래 흐름을 이루면서 민한당의 각계파는 각기당권과 유리한 입장을 겨냥해 연일회동과 접촉을 되풀이하고 있다.
유전총재를 재추대하려는 범주류세력은 박해충 황낙주 황병우 정재원 조종익 손태곤 신재휴 신동준 정상구(이상 당선자)박찬 박병일 이의영씨등이며 이들은 「당수습동지회」를결성, 유씨의 「결심」을 촉구하면서 지지자를 규합하고있다.
같은 범주류인 유한열사무총장계열의 이건일 장기욱(당선자) 유재희 이수종 강원채 김영준 박룡귀 장덕환 김필기 이기한 오성섭 이갑영씨등은 유전총재가 아닌 다른세력파의 연합으로 당권을 노리는 움직임이다.
수습동지회측이 유전층재의 재추대를 통해 유씨의 명예복권은 물론 그의 마지막 과업으로 통합추진기회를 주는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이나 같은 범주류의 유총장과 임종기총무는 범주류결속은 환영하나 유전총재의 재추대는 당을 완전분열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대타를 물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0여명지구당위원장급 서명을 받았다는 수습동지회는 H호델에 거점을 차려놓고 유총장계와의 연계를 모색, 두차례의 유산끝에 25일낮 결속모임을 가졌으나 유전총재추대주장과 반대론이 맞서 결론을 못내리고 27일 전체단합모임에서 재론키로 했다.
조기통합이 현실여건상 낙관할수없다는 입장을 갖는 조윤형씨와 한영수씨는 따라서 체제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확고한 태도를갖고 총재출마를위한 포섭공작에 열중하고 있다.
S호텔에 본부를 둔 조씨는 김대중씨의 면담요청을 거부한채 조세형 김태수씨등 서울출신과 박완규 김진배 이관형 오상현 김진기 고영구씨등 주로 낙선자들 40여명의지지를 받고있다고 주장한다.
한시는 주로 대의원들을 직접상대하며 뛰고있다.
양김씨의 제안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이중재씨다.
이씨가 두김씨안을 적극수용, 조기통합추진에 앞장서자 이진연 유준상 이재량 허경구씨등 초기의 지지자들의에 최근 신상우 박일 씨등 중진, 김성식 김봉욱 장기욱씨등 당선자, 김창환 강보성 손세일 한광옥 김병오씨등 낙선자들의 호응까지받아가며 세를 확대해가고있다.
이씨가 이같이 진군할수 있었던 배경에는△수권위만을 구성 한다는최근의 주장에서 당대표를 뽑아 당3역도 임명하는등 어느정도 모양을갖출수있다고 일보 완화했고△당·낙선자를 불문, 두김씨 밑으로 들어가지 않고는 존립이 어렵고△특히 김대중씨계의 강력한 지원이있기 때문인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씨가 이를 위해 N호텔에 사무실을 얻어 전력투구하는 것은 동교동측 (김대중계) 과의연계작전이 아닌가고도 분석한다.
동교동측이 야권통합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위해 민한당내 추진자로 이씨를 택했고 성사되면 국회부의장으로 내보낼 김녹영부총재자리에 이씨를 밀것이라는 추측도 일부 돌고있다.
최근 신민당내 동교동측이 통합조건으로 민한당에 부총재1석할애등을 흘린것이나 민한당중진및 소장들을상대로 이씨방안에 협조토록 활발하게 움직이는것이 이와무관하다고는 할수 없다는 얘기도있다.
김영삼씨는 통합방안에 대해 김대중씨 견해를 지지하긴 했으나 양당간 협상에 의한 통합쪽 보다는개별입당을 통한 민한당 와해쪽으로 더 기우는것으로 분석되고 있고 따라서 이씨편을 거드는 활동은 별로 하지않고 있다.
당권에 참여할기회를 노리면서 이중재씨측과도 의견접근을 보이고 있는 박일씨는 이용희씨등 일부당선자들의 지원속에26개지구당위원장의 지지를 받고있다고 주장하지만 반드시 단일지도체제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조·한씨가 단일지도체제확립에 확고한 태도를 갖고 당체제정비우선론을 밀고가는 배정에는 원외위원장들의 이해도 걸려있지만 「두김씨시대이후」 를 내다보는 강기포석의뜻도 있는 것으로 알러지고있다.
문제는 범주류의 향방인데 유전총재의 추대가 어려울 경우 대타로 집단지도체제를지지, 박해충씨 또는 유한열씨를 내세울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상당히 애매한 입장에서게될 전망이다.
조기통합론과 선체제정비론이 평행선을 긋자 고재청국회부의장은 선체제정비론은 당유지존속론으로 고정화할 우려가 있고 수권기구구성론은 당체통을 경시하는 단점이 각기 있다고 주장, 16일밤 16인중진회의에 절충안을 제의했다.
이 안은 내부상황이 복잡한 범주류일부의 동조를 받을 가능성이 적지않을것으로 보인다.
이중재 고재청씨안의 특징은 일단 야권통합을7월서일까지 매듭짓는다는것이다.
그러나 국민당전당대회에서 보듯 대의원들이 조기통합을 강력히 들고나올 가능성도 없지않아 중진들의 체제정비론은 전당대회까지만의 주장으로 끝날지 모르고 특히 초·재선의원들 상당수가 집단분파행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수없다.
특히 신민당이 당선자에 대한 지구당보장·분구추진등을 약속해 양당통합작업은 의외로 빨리 진척될가능 성도 없지않다지만 결과적으로 통합으로 끝날지 대규모 이탈로만 나타나고 민한당이란 당은 존속할지 그것은 미지수다.<이수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