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부실 수비로 건졌다|대통령배 축구 신탁은, 성대 꺾고 "골키퍼 만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수비로 따낸 정상의 자리였다.
아슬아슬한 승부차기 곡예를 3번이나 거듭, 결승에 올랐던 서울 신탁은은 대학의 강호 성균관대를 꺾고 대통령배를 가슴에 품으면서 「수비만세」 「골키퍼 만세」를 외쳤다.
제33회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를 통해 드러난 신탁은의 득점력은 그야말로 저조했다. 6 게임에서 4골. 1게임 당 평균 0.67꼴에 불과하다.
그러나 신탁은은 6게임에서 1실점만을 허용하는 놀라운 수비력으로 공격부실을 거뜬히 만회한 것이다.
예선을 1승1무로 통과한 신탁은은 본선1회전에서 결승까지 상엄은·인천대·아주대와의 3차례 격돌을 모두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2, 4-2, 4-3으로 꺾는 곡예를 연출했으며 이때 생긴 자신감과 행운에 대한 확신이 결승전의 승리를 이끌었다.
신탁은의 이세연코치는 고참 GK 이규범외에 후보 GK 김정대를「1대1 대결 전담 GK」로 양성해 두었고 이 작전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 것.
김은 승부차기가 확실시되는 경기 종료 1∼2분전 이와 교체되었고 그때마다 선방,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60∼70년대 국가대표 명GK였던 이 코치는 빈약한 지원으로 스카우트에 뒤져 두드러진 골게터가 없는 신탁은으로서는 수비에 치중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 지난날의 경험을 살려 수비선수들을 집중 훈련시켜왔다.
특히 GK육성에 힘을 기울여 「실전GK」와 「승부차기 GK」를 분리 운영해온 것이 히트한 것.
이번 대회에서 지도상을 받은 이 코치는 「강력한 수비는 최상의 공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

ADVERTISEMENT
ADVERTISEMENT